치과의사 폭행...인터넷 일파만파

일반입력 :2012/10/26 17:42    수정: 2012/10/26 18:03

30대 치과의사가 60대 여성환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잠긴 CCTV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치과의사와 환자 측이 서로의 잘못을 폭로하며 진실게임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를 지켜본 누리꾼들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며 공방을 벌였다.

26일 오후 온라인 세상은 수원의 한 치과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으로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CCTV 영상에는 60대 여성 환자가 치료 받은 치아 부위를 가리키며 항의하다 의사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먼저 나온다. 그 후 이에 격분한 의사가 환자의 뺨을 때린 뒤 밀어 눕히고 환자 위에 올라타 주먹을 휘두르는 폭행 장면이 이어진다.

이 같은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해당 의사를 ‘패륜남’으로 부르는 등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부모와 같은 환자를 젊은 의사가 무차별하게 폭행했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의사를 비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자 해당 의사는 반박 글을 올려 해명에 나섰다. 오히려 그는 환자에게 자신이 먼저 폭행을 당해 억울하다며 지난 1년 간 환자가 자신을 괴롭혀 왔다고 주장했다.

의사는 “환자가 임플란트 수술을 하고 난 지난해 12월부터 치아가 변기 같다는 식의 말도 안 되는 항의를 하며 1년여 동안 나를 괴롭혔다”면서 “견디다 못해 치료비를 돌려줄 테니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지만 의사가 그러면 안 된다는 이유로 계속 우리 병원에서 치료 받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23일 환자와 말다툼 끝에 폭행으로 번졌고 최근 양악 수술을 하고 쌍꺼풀 수술을 해서 불안했던 얼굴을 때려 뼈가 부러지거나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다”는 말로 폭행의 이유를 설명했다.

의사의 말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환자가 계속 치료 부위를 두고 말도 안 되는 억측을 부렸고, 결국 양악수술과 쌍꺼풀 수술을 받은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 화가 나 폭행을 저질렀다는 것.

이 같은 의사의 해명글이 올라가자 60대 폭행 피해자 딸도 반박의 글을 올렸다. 치과 의사만을 비판하던 누리꾼들의 반응이 환자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던 것 같다는 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먼저 피해자 딸은 “치과의사의 글 내용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치과의사가 동의 없이 무리하게 치아를 뽑았고, 임플란트 한 치아가 기존 치아들과 맞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는 것. 이런 문제로 의사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의사가 어머니인 60대 환자에게 반말로 욕설을 퍼붓는 등 윽박을 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의사한테 욕을 들어 괘씸한 마음에 (어머니가) 제정신이냐며 의사의 따귀를 때리자 담당 의사가 간호사들에게 문을 닫게 하고 무차별하게 폭행을 가한 것”이라며 “아들 같은 사람에게 욕을 듣고도 가만있는 게 맞는 건가”라면서 억울한 마음을 토로했다.

또 그녀는 “어느 누가 자기 엄마 또는 장모가 폭행당한 장면을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겠냐”면서 “여러분들은 엄마 아빠가 폭행당하는 장면을 보고서도 그 병원에서 아무 말도 없이 조용히 나올 수 있겠냐”는 말로 의사 문제를 지적했다.

이번 치과의사 폭행 사건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도 양측의 엇갈리는 주장처럼 두 가지로 나뉘고 있다. 어떤 이유로도 의사의 폭행이 심했다는 의견과, 환자의 태도에도 잘못이 있었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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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누리꾼은 “노인은 사회적 약자이고 의사는 사회적으로 체면과 명예가 있는 분인데 아무리 먼저 때렸다고 하지만 10분 동안이나 폭행을 한 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반대의 입장을 가진 누리꾼은 “사위를 데려다 CCTV를 녹화시킨 것부터다 수상하다”며 “확실한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