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애플용 LCD중단?…실제로 줄었다

일반입력 :2012/10/24 13:32    수정: 2012/10/24 17:22

정현정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2013년 애플용 LCD공급 중단설을 공식 부인했지만, 실제로는 지난 5월 이래 아이패드용 액정표시장치(LCD) 물량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삼성은 24일 공개된 아이패드 미니에도 디스플레이를 공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시장조사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을 정점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향 태블릿용 패널 물량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뉴아이패드 출시 당시 LG디스플레이, 샤프 등이 초기 품질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반기 애플에 가장 많은 아이패드용 LCD 패널을 공급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 자료를 보면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는 1천550만대 규모의 애플향 태플릿PC 패널을 공급, 각각 1천250만대와 280만대를 공급한 LG디스플레이와 샤프를 크게 앞질렀다. 삼성은 월 평균 공급량만도 250만대를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 8월부터 삼성디스플레이의 뉴아이패드 9.7인치 LCD 패널 공급량은 68만3천대로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 7월 122만3천대의 절반, 또 올 들어 최대였던 지난 5월 288만4천대에 비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9.7인치는 애플 아이패드2와 뉴아이패드에 탑재되는 LCD 패널이다.

업계에선 4분기에는 이 마저도 150만대 규모로 축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애플이 23일(현지시간) 공개한 7.9인치 ‘아이패드 미니’에도 LCD 패널을 공급하지 않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향 태블릿 물량 축소에 나선 데 대해 업계는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애플과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과 맞물린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삼성디스플레이가 단지 애플과의 분쟁 때문에 애플에 대한 디스플레이 공급량을 줄였다고 볼 수만은 없다. 애플과의 특허분쟁 요인 외에도 갤럭시 노트 10.1 등 삼성전자 태블릿의 판매 호조,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의 태블릿 출시 등이 겹치면서 LCD 공급처가 다변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삼성은 갤럭시탭과 갤럭시 노트 등 계열사 물량은 물론 MS 서피스, 반스앤노블 누크, 아마존 킨들파이어 등에 패널을 공급하며 7인치부터 11인치대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가 소송 당사자인 상태에서 삼성 스스로도 애플이 삼성으로부터 공급받는 물량을 줄일 것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며 “중소형에서 아이패드용 물량을 뺀다고 해도 워낙 공급사를 다변화해 다른 업체들의 주문량도 많기 때문에 굳이 애플에 목을 맬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품 수급 문제만으로 양사의 납품 관계를 해석할 수는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한국 업체에 대한 애플의 의존도가 여전히 큰 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맥북계열 LCD 공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다양한 국가에서 패널을 수급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지만 요구하는 패널의 기술조건과 스케줄이 워낙 까다로워 이를 만족시키는 한국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이라면서 “삼성이 아이패드 미니 공급망에서는 빠졌지만 4세대 아이패드를 비롯해 맥북프로와 맥북에어 등 노트북용 패널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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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공급 중단설 자체에 대한 언급 자체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B2B 업체에서 고객사에 대한 물량을 줄이고 늘리는 것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면서 “고객사의 입장을 존중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애플의 아이폰5을 공개하는 지난 19일 발표회에 앞서 업계에선 애플이 삼성전자의 메모리칩을 채택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돌았다. 이어 공개된 아이폰5에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부품을 채택되지 않아 애플이 의도적으로 삼성 부품을 줄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