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서피스' 에 올인하는 이유

일반입력 :2012/10/18 23:26

남혜현 기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격돌한다. 애플이 선점한 태블릿 시장에 PC 공룡 MS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26일(이하 현지시각) 출시될 MS 자체 태블릿 '서피스'가 윈도8의 성공을 이끌지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에선 연말 태블릿 시장을 뒤흔들 다크호스로 미니 아이패드가 아닌 서피스를 꼽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MS도 서피스 성공에 총력을 기울였다. 서피스를 비롯, 윈도8과 윈도8RT 제품 홍보에 우리 돈으로 2조원의 비용을 쏟아 부었다. 초기 흥행도 성공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499달러 32기가바이트(GB) 버전 서피스는 예약 판매 하루만에 준비된 물량이 모두 동났다.

태블릿에 공들이는 MS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MS는 그간 PC 운영체제(OS)로 성장했다. 서피스 개발은 오랜 우방인 PC제조업체들을 위협하는 모습으로도 비쳤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기업이란 말로 협력업체들을 도발했다.

업계는 MS의 전략을 태블릿 시장 패러다임 전환 의지로 풀이한다. 지금까지 시장은 태블릿을 통신 기기로 봤다. 소비자들은 태블릿으로 영화와 음악, 전자책을 소비한다. SNS나 웹 검색 등 네트워크 기능도 맡았다. 태블릿이 엔터테인먼트 중심 기기로 자리 잡으면서 다소 무거운 운영체제인 윈도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이런 상황이 MS에 달가울 리 없다. 아이패드 발매 2년 만에 태블릿은 PC 시장을 위협할 카테고리로 떠올랐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이르면 오는 2015년경 태블릿 출하량이 노트북을 따라잡을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PC 시장은 11년만에 역성장이 예고된 상황이다. 반면 아이패드로 성공한 애플은 올 상반기 노트북 시장 점유율도 20% 이상 끌어올렸다. MS로선 태블릿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절실해진 셈이다.

MS가 애플과 달리 서피스에 담은 무기는 '컴퓨팅 능력'이다. 문서 작업용 오피스 기능을 모두 수렴했다는 점, 100달러에 별도 판매하는 서피스 케이스가 키보드 역할을 한다는 점도 컴퓨팅 기능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서피스는 유사시 노트북처럼 사용될 수 있다. 업계는 서피스가 성공한다면, 윈도8 기반 태블릿이 PC 시장 회생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MS는 태블릿의 장점을 PC로 끌어들이면서 윈도 OS 영향력을 키워간다는 계획이다. MS에 서피스의 단발적인 성공은 큰 의미가 없다. 서피스를 성공시켜 이와 유사한 윈도8 태블릿과 노트북을 PC제조업체들이 만들게 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 대다수 PC 업체들이 이미 윈도8 기반 태블릿 개발을 완료한 것도 MS와 교감이 이뤄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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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도 단발적 서피스 성공 외에 향후 단말기 제작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업계는 파악한다. 다시 말해 서피스가 성공할 경우 '서피스2'는 당분간 없을 것이란 뜻이다. MS는 실제로 서피스 판매처를 자체 온오프라인 매장으로 한정했다. 예컨대 MS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한국에선 실물을 보고 서피스를 구매할 수 없다. 한국MS는 서피스 온라인 판매 여부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IDC 김태진 연구원은 현재 윈도 계열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지만, 향후 5년간 최대 15%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금까지 태블릿 시장을 애플이 장악했다면, 향후 미칠 영향력은 MS가 더 클 수 있다. 태블릿 가능성을 확신한 MS가 시장 판도 변화에 역점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