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기존에는 삼성전자-LG전자 구도로 요약되던 일체형 스마트TV가 시장 대세였다면, 이제는 셋톱박스를 내세운 IPTV가 분리형 스마트TV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PTV와 구글TV 결합 상품을 내놓은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KT, SK브로드밴드 등이 줄줄이 셋톱박스 출시를 앞뒀다. 여기에 씨앤앰, 티브로드 등 유선TV 사업자들도 뛰어들면서 스마트TV의 트렌드를 주도하려는 사업자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통신사들이 내놓은, 혹은 준비 중인 서비스는 ‘분리형 스마트TV’, 혹은 ‘스마트 IPTV’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 기존 IPTV 서비스에 애플리케이션 등을 쓸 수 있는 스마트TV 기능이 더 붙은 개념이다. 전용 셋톱박스만 있으면 IPTV 실시간 채널,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 애플리케이션 등을 쓸 수 있는 스마트TV로 간편하게 변신 가능하다.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스마트TV는 인터넷을 통해 각종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IPTV의 위협요인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마트TV가 기존 IPTV 등에 도입 가능한 부가 서비스로 인식되는 추세다.
■IPTV 사업자, 스마트TV로 이행 ‘속속’
통신사 중 가장 발빠르게 나선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16일 구글과 손잡고 IPTV와 구글TV를 결합한 ‘U+tv G’를 내놨다. 설치비 1만원만 내면 월 9천900원에 IPTV 실시간 채널과 VOD, 구글 플레이의 애플리케이션 등을 즐길 수 있다.
KT 역시 이달 말 출시를 목표로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기반의 스마트 IPTV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해당 기존 올레TV 상품과 매칭 시키는 방식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며, 현재 막바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레TV 가입 당시 셋톱박스를 선택하면 되며,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선택시 1천원이 추가된다. 셋톱박스는 삼성전자에서 개발했다.
SK브로드밴드는 올해 연말까지 셋톱박스 개발을 완료한 후, 내년 초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서비스 방식이나 가격 등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스마트 IPTV로의 이행이라는 목표는 분명하다.
이밖에도 씨앤앰이 지난 5월 독자 개발한 스마트TV 기능이 포함된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박스를 출시하며 서비스를 시작했고, 티브로드 역시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KDMC)와 협력해 제품을 개발 중이다.
■분리형 스마트TV, 일체형과 한 판?…승부수는
이들 분리형 스마트TV 사업자들이 가장 먼저 내세운 경쟁력은 ‘가격’이다. 100~200만원에 달하는 일체형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TV에 비해 셋톱박스의 경우 비싸봐야 10~20만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마저도 3년 약정 등의 계약으로 무상으로 설치 받는 경우가 많다.
즉, 싼 가격에 기존 IPTV를 스마트TV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통신사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스마트TV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라며 “셋톱박스 방식의 분리형의 경우 셋톱박스만 있으면 매달 저렴한 가격에 스마트TV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VOD 콘텐츠도 장점이다. IPTV 사업자는 이미 확보한 다양한 VOD 콘텐츠를 스마트TV 이용자들에게도 그대로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안정적인 트래픽 관리도 장점으로 꼽혔다. 통신사의 경우 이미 IPTV를 통해 일정한 트래픽을 관리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어 갑작스런 트래픽 폭증이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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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제조사에서 만든 일체형 스마트TV의 경우 트래픽 관리 기술이 적용되지 않고 인터넷망만을 이용해 순간적인 트래픽을 감당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수천, 수만명이 동시에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볼 경우 끊김이나 지연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라베이스는 “스마트TV 서비스를 통해 유료TV의 프리미엄 동영상 콘텐츠가 제공되면서 시장 성장이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기존 스마트TV 시장을 주도했던 삼성, LG 등 TV 밴더-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유료TV 사업자 등 세 진영간 협력 구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