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손경호 기자]홍콩의 애플스토어에서는 밤 9시가 되면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들린다. 애플 로고가 새겨진 파란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애플스토어 직원들은 무슨 상을 타기라도 한 듯 기뻐한다. 매일밤 홍콩 애플스토어 폐장 때마다 벌어지는 장면이다.
지난 12일 홍콩 센트럴역 IFC몰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 방문했다. 이곳 애플스토어는 '원투원(one to one)'이라는 맥용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다. 토요일 늦은 저녁시간이었음에도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홍콩 현지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2층에 위치한 트레이닝 전용 테이블에는 삼삼오오 모여든 맥PC 사용자들이 교육 담당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실습을 해보고 있었다. 40대를 넘은 한 중년 여성은 교육이 끝나자 답례 표시로 박수를 쳤다. 홍콩 사람들은 박수에 인색하지 않았다.
매장 내 무료교육 전용 테이블에서 만난 직원 맥(MAG, 28세)은 혼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포토샵이나 파이날 프로, 로직 프로 등의 앱에 대한 사용법을 알려준다며 유료 서비스인데도 이용자들이 제법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애플 정책에 따르면 원투원은 맥PC 구매자들에 한해 미화로 연간 99달러의 회비를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퍼스널 트레이닝, 그룹 트레이닝, 오픈 트레이닝으로 나뉜다. 퍼스널 트레이닝의 난이도가 가장 높다.
맥씨에게 삼성전자 갤럭시S3와 아이폰5에 대한 선호도를 묻자 사용하는 비율은 반반이다라고 밝혔다. 홍콩 도심 곳곳에서 아이폰5의 광고는 눈에 띄지 않지만 웬만한 대형 광고판에는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2의 광고가 즐비하다. 홍콩 국제 공항에서 구룡 지역을 거처 홍콩섬 코즈웨이베이로 진입하기까지 건물 한 면을 통째로 덮은 광고도 눈에 띄었다.
맥씨는 이어 갤럭시S3가 화면이 커서 선호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가격은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5는 홍콩에서 일종의 '명품백'처럼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를 굳혔다고 설명했다. 홍콩 애플스토어의 열기는 우리나라 애플 매니아들에게서 느껴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참고로, 애플스토어에 가기 전 들른 홍콩 도심 휴대폰 총판에서는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가격표에 '0 달러'를 붙여놨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이동통신사에서 단말기 보조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홍콩 애플스토어 1층은 우리나라에 있는 프리스비와 같은 애플 매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맥PC, 아이폰, 아이팟 등이 정해진 구역별로 전시돼 있었고 방문자들이 실제로 사용해 볼 수 있도록 했다. 벽면에 각종 액세서리류가 비치된 것도 한국 매장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다만 할머니 두 분이 계단 아랫쪽에 앉아 아이패드로 전용 게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은 꽤 생경한 느낌이다.
눈에 띄는 것은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오는 회전식 계단이었다. 현지 직원들은 애플스토어만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이 조형물에 먼지라도 앉을 새라 열심히 닦아댔다.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디자인했다는 원통형태의 이 유리구조물은 미국 특허청에 애플 고유 특허로 등록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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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곡면형태의 긴 유리기판을 이어붙여 기존 방식보다 더 많은 무게를 견딜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 구조물은 본사 신사옥에도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9월 24일 개장한 홍콩 애플스토어는 첫날에만 10만명이 방문했고, 아이폰4S가 발표됐던 작년 11월에는 3천명의 인파가 붐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