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박스에 활용되는 ‘볼드체(굵은 글씨)’가 뉴스 편향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볼드체는 현재 국내 주요 포털 3사 중 NHN, 네이트를 제외한 다음커뮤니케이션만 적용하고 있다. 국정감사 현장에서 다음에 비판의 화살이 집중된 배경이다.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이상일 의원(새누리당)은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헌 NHN 대표와 최세훈 다음 대표에게 각각 볼드체를 폐지한 이유와 운영 중인 이유를 물었다.
이에 김상헌 대표는 “볼드체가 주목도를 높여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보니 부작용도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클릭수나 노출빈도가 높은 볼드체 기사에 포털이 임의로 기사를 배치하면서 사회적인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수용한 결정이라는 얘기다.
반면 최세훈 대표는 “볼드체는 이용자들이 쉽게 뉴스를 소비하기 위한 인터넷 서비스의 특징”이라며 “가령 전력난이 심각하다거나 축구 4강에 진출했다 등 사회적 이슈를 담은 기사에 한해 볼드체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털 뉴스편집자가 중요한 기사의 가독성을 높여주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일 의원은 “다음은 불필요하게 볼드체 운영을 고집하며 한쪽에 쏠린 기사배치 및 편집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선과 관련 특정 후보에 대한 편향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홍지만 의원(새누리당)도 “다음은 메인화면에 여당 악재는 볼드체를 표시하고 야당 후보는 긍정적인 이미지의 사진이나 글을 배치한 적이 있다”고 이 의원을 거들었다.
최세훈 대표는 “다음은 국내 포털사 중 유일하게 뉴스 편집에 대한 통계를 24시간 내 밝히고 있다”며 “공정성, 중립성 원칙에 어긋나는 뉴스 배치를 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그러자 이재웅 다음 창업자의 정치적 성향이 뒤이어 도마에 올랐다. 이 창업자가 안철수 대선후보와 친분이 깊은 탓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이재웅 창업자가 회사를 떠난 지 7년이나 됐고 이사회 활동도 5년 넘게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개인적 활동과 다음 중립성에 대한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 [국감현장]김희정 “인터넷 성인광고 특단책 필요”2012.10.09
- [국감현장]이통사, 고객 1명 순증에 547만원 쓴다2012.10.09
- [국감현장]“선불요금제, 방통위 홍보부족” 질타2012.10.09
- [국감현장]“남는 문자 환급해야”…요금제 개편요구2012.10.09
한편 이 창업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경영에 관여도 하지 않는 주주가 어느 후보를 지지한다고 국감에서 문제를 삼고 있다니...그러려면 정수장학회가 주주인 MBC나 부산일보부터 따지시지들”이라며 “(나는) 다음 창업자일 뿐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다음) 편집방향은 물론 경영에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글을 남겨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선 ‘안철수 룸살롱’, ‘박근혜 콘돔’ 등 문제가 됐던 실시간 검색어 조작 가능성 논란에 대한 몇몇 의원의 대책 마련 요구도 틈틈히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 질의와 답변은 이전까지 되풀이됐던 수준의 질타와 윽박지르기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