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간만의 차이는 달의 인력이 원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특정 지역만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클까요?”
“언뜻 들은 노래인데 여자가 웃음소리를 내고 댄스라고 말하고 시작하는 노래 제목을 알고 싶어요.”
네이버 ‘지식iN(지식인)’에 첫 번째와 1억 번째로 등록된 질문이다. 해당 질문에 정답으로 채택된 답변이 올라오는데 걸린 시간은 각각 20분과 14분에 불과했다.
‘누군가 단시간에 내 궁금증을 해결해준다’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네이버 지식인이 최근 10주년을 맞았다. 1억 번째 질문이 올라온 건 10주년 한달 전인 지난달 6일이다. 1억개 질문에 달린 답변은 약 1.5억건. 이쯤되면 ‘인터넷 누리꾼들의 백과사전’이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하루 평균 약 10만명의 사람들이 지식인을 방문한다.
지난 10년간 우리 생활에 밀착해 함께 성장해 온 지식인의 변화를 되짚어본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1천만 업고 지식인 ‘날개’
지식인이 탄생한 지난 2002년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1천만명을 넘어선 해다. 인터넷 인구의 급증과 함께 태동한 이 기발한 서비스는 네이버를 단숨에 검색 포털 1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서비스 론칭 이듬해인 2003년 유입된 질문 수는 약 270만건. 질문수와 답변수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1천540여만건의 궁금증이 지식인을 통해 해소됐다. 지금도 지식인에는 1.7초마다 질문이, 1.3초마다 답변이 새롭게 쌓이고 있다.
NHN은 이 같은 성과의 비결로 인터넷 이용자들의 선한 본성을 꼽는다. NHN관계자는 “지식인을 통해 도움을 받고 그에 대한 고마움으로 다른 질문에 답변을 달아 주는 선순환이 지식인 생태계가 유지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나의 경험이 너의 지식으로 진화
네이버 지식인에는 채택된 답변이 최소 4천개 이상 돼야 하는 ‘태양신(내공 40만건, 채택 답변수 4천개, 채택답변율 80% 이상이면 받을 수 있는 일종의 등급)’만 해도 279명에 달한다.
지식인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별것 아니라고 여겼던 누군가의 경험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소중한 지식으로 전해지는 일상 문화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컨대 ‘단풍구경 하기 좋은 곳 추천 부탁합니다’라는 질문에 달린 ‘단양 가시면 괜찮습니다’는 답변은 경험이 정보로 탈바꿈한 경우다.
오랜 시간을 투자한 연구의 결과만이 지식이 될 수 있다는 상식도 바꿔 놓았다. 이제는 학술적인 이론뿐 아니라 청바지의 색이 덜 빠지는 빨래법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정보나 잠 안자는 아기 재우는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도 지식이라 불리게 됐다.
■하나의 질문이 공동체 플랫폼으로
지식인에선 공동 의식도 발현됐다. 한 이용자가 2차 대전 때 일본군징용으로 행방 불명된 할아버지를 찾는 다른 이용자에게 일본외무성에 문의해 소식을 전해준 사연이나 호주의 교포 한 사람이 보일러 고장으로 곤욕을 겪었을 때 한 누리꾼이 전화로 해결책을 알려줬던 사연 등이 대표적 예다.
지식인은 나아가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함께 묻고 답하는 정보 제공 플랫폼으로도 성장했다. 지난 2010년 일본대지진 기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민과 유학생들을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피해보상과 관련한 법률정보, 입출국 관련 외교통상부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 것이 이러한 단면을 드러낸다.
NHN은 점차 일상적인 지혜를 요구하는 질문 외에도 건강, 법률, 노동법 분야 관련 질문이 많이 유입됨에 따라 ‘전문가 답변 서비스’도 개설했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한 전문가 답변에는 3천181명의 의사, 변호사, 노무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약 중이다.
2010년 1월 오픈한 지식파트너 서비스도 현재 168개 공공기관,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지하철이 일자로 가는 느낌이 드는 이유를 묻는 다소 엉뚱한 질문에도 코레일이 직접 재치있는 답을 남기면서 호응이 좋다.
■모바일, 새로운 변화의 기로
지금 네이버 지식인은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NHN은 따르면 현재 전체 질문의 25%가 모바일을 통해 이뤄진다.
모바일로 유입되는 질문은 PC와 유형에서 차이가 난다. 가령 ‘논현사거리에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은 어디에요’ 등과 같은 즉각적인 호기심 해소 목적의 질문들이 주를 이루는 것. 사진이나 위치기반서비스를 활용한 질문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NHN은 연내 모바일에 최적화한 ‘지식iN여기 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10년 인터넷 누리꾼들이 지식인이라는 백과사전을 집대성했다면, 앞으로 10년 모바일족들은 또 어떤 역사를 써내려 갈까.
관련기사
- 네이버, “포털은 공공재” 공공정보 활용 눈길2012.10.09
- ‘광장’의 역사, 다음(DAUM)은 진화 중2012.10.09
- ‘스토리 창고’ 웹툰 전성시대2012.10.09
- 인터넷카페가 모바일로…네이버 ‘밴드’ 나온다2012.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