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오피스가 일반 오피스 문서뿐아니라 한글 워드 파일 'HWP' 형식을 지원하는 기술로 소개돼 주목받았다. 이처럼 브라우저만으로 업무자료를 읽고 쓸 수 있는 '웹기반 오피스'가 일반 사용자들에게 확산중이지만 기존 설치형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줄이진 못할 전망이다.
웹기반 오피스는 사무직 노동자들이 많이 다루는 워드, 스프레드시트, 프리젠테이션 등 3가지 이상의 파일형식을 전용 프로그램이 없는 컴퓨터에서 웹브라우저만으로 다룰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담당자가 이동중이거나 급히 문서 처리를 해야할 때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은 업무용 PC나 아예 지원 프로그램이 없는 모바일기기로도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앞서 구글 앱스가 문서도구(독스)를 제공해왔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피스365'에 웹오피스를 포함시키며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 상태였다. 이어 지난달말 포털 네이버가 '네이버오피스'를 무료로 선보여 국내 일반사용자들도 쉽게 써볼 길이 열렸다.
■'설치 안 해도 되니 편리하네'
여러 웹오피스 솔루션 업체들의 공통점은 브라우저 기반이지만 '설치형 프로그램 못잖은 작성도구와 문서호환성'을 강조한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브라우저 안에서도 어색하지 않게 PC나 자사 클라우드 파일저장서비스에 놓인 문서를 열어 편집, 저장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일반 가정이나 개인 사용자들이 굳이 비싼 설치형 프로그램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나온다. 가격부담과 더불어 번거로운 설치과정을 생략할 수 있고 해당 프로그램을 아예 못쓰는 OS에서도 브라우저만 있으면 문서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네이버는 네이버오피스를 소개할 때 설치형 오피스프로그램의 한계점 해결에 그치지 않고 문서작성프로그램 핵심인 문서작성 품질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다른 프로그램으로 만든 문서도 매끄럽게 호환돼 열람과 재편집을 할 수 있고 운영체제(OS)상의 큰 제약 없이 다양한 웹브라우저로 이용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네이버오피스가 MS오피스 워드(DOC), 엑셀(XLS), 파워포인트(PPT)처럼 해외서도 보편화된 파일을 다뤄주며 'N드라이브'라는 파일저장서비스와의 연계를 강조한다는 점은 구글이나 MS의 서비스와 비슷하다. 눈에 띄는 차이라면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SW)업체 한글과컴퓨터의 한글워드(HWP) 문서까지 다룰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이나 MS의 웹오피스는 HWP를 다루지 못한다.
다만 현존하는 오피스 프로그램들은 긴급 상황에 대응하는 수준일 뿐 기존 PC 전용 설치프로그램의 역할을 대신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 원인가운데 브라우저에 웹기술로 구현 가능한 문서편집과 표시기능의 한계가 있지만, 해당 파일 형식을 다루는 기술이 충분히 개방되지 못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웹오피스의 기술적 한계
일례로 네이버오피스의 워드 기능은 일반 DOC나 HWP 문서를 열 때 버전을 가리지 않고 표와 단순 이미지 등을 비교적 잘 표시하는데, 암호를 지정한 파일은 아예 읽어들이지 못한다. 해당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도 없이 서비스에 파일을 올리는 도중 서버 오류를 표시하는 식이다. 이처럼 웹기반 오피스는 문서에 표를 그려넣거나 이미지와 소리 등 멀티미디어를 담았을 때, 읽고 쓰기 위한 암호를 지정했을 때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설치형 프로그램 개발사측은 문서표시기능을 구현한 기술력 문제라고 설명한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네이버오피스처럼 HWP문서를 다루는 서비스가 나오는 것은 한컴오피스의 저변이 확대돼 좋은 일이라면서도 문서 형식은 프로그램 업그레이드와 맞물려 달라질 수 있는데 그 세부 규격을 빠르게 따라잡아 구현하는 것이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이버오피스를 만든 쪽 얘기는 외부 엔지니어들이 그 처리기술을 구현할만큼 문서형식이 충분히 개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NHN의 네이버오피스 관계자는 HWP 호환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부 테스트를 통해 보편적으로 활용가능한 수준에서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NHN과 제휴해 네이버오피스를 함께 개발한 문서처리솔루션업체 사이냅소프트 관계자는 HWP 문서파일 포맷이 공개됐지만 차트 표시나 보안 관련 기능은 (공개되지 않아) 구현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설치형이 낫다
또 웹기반 오피스 프로그램은 온라인으로 해당 서비스 환경에 연결 가능해야 제대로 쓸 수 있다. 사내 공용망이나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을 경우 해당 파일은 커녕 오피스 화면도 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오프라인 환경이라도 문서 표시와 편집과 저장이 가능한 설치형 프로그램과의 최대 차이점이다. 고정된 기기의 네트워크는 대개 문제가 없지만 모바일이라면 수시로 접속이 끊길 수 있고 데이터통신으로 제한된 배터리를 더 빨리 소모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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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설치형 프로그램에 구현된 편집기능을 웹에서 100% 지원하기란 쉽지 않다. 이론상 모두 지원했다더라도 브라우저 안에서 설치형 프로그램과 동일한 조작법으로 편집을 수행하기가 어렵다. 최근 개선 추세지만 웹기반 오피스가 설치형프로그램의 실행, 반응 속도를 따라오지 못해서다. 특히 모바일 브라우저로 열리는 웹기반 오피스는 별도 최적화를 거쳤더라도 그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편집기능을 쓰는 게 속도와 작업효율 측면에서 유리하다.
결국 네이버오피스같은 웹기반 오피스는 리눅스나 맥용 데스크톱에서 최신 HWP 파일 처리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쓸모가 크지만, 그마나 암호화됐거나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문서를 다루기엔 부족하다. 기존 설치형 프로그램을 활용해온 사용자들이 굳이 기존 사용방식을 바꿀만한 효용을 보이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