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의 수익구조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재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이용행태가 데이터 위주로 변화하고 음성서비스 매출이 감소하는데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응 방안 중 하나로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폐지가 거론됐다.
이미 미국과 유럽의 주요 이통사들은 데이터 중심으로의 요금제 개편에 나선 상태다. 미국 버라이즌, AT&T는 지난 7월부터 데이터 제공량을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고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는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방식의 요금제를 서비스 중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통신전파연구실 나상우 전문연구원은 ‘초점:이동통신사업자의 데이터 중심으로의 요금제 개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음성통화량은 정체된데 반해 트래픽은 급격히 증가해 음성-데이터간 비용 및 수익구조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서도 혁신적 요금제 설계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여타 제도가 있는지 검토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한 요금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포화 및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등 대체서비스 이용활성화에 따라 기존의 이통사의 주요 수익원인 음성서비스 이용이 정체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는 유럽 이동통신사업자 텔리아소네라의 발표를 들었다. 텔리아소네라는 지난해 네트워크 투자비가 음성보다 데이터 부분에서 5배가량 더 소요되는데 반해, 매출은 음성 부분에서 5배가량 더 발생한다고 밝혔다.
나 연구원은 “음성-데이터 간 비용 및 수익구조 불일치의 확대는 네트워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대표적인 대응방안 중 하나가 기존의 음성 중심 요금제를 데이터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대표적인 요금제 개편 방안은 단기적으로 ▲음성/문자/데이터 통합형 요금제의 제공부터, 중기적으로 ▲데이터 트래픽 관리를 통해 데이터 매출을 증대시키는 방안, 장기적으로 ▲ 음성-데이터 간 비용, 수익구조의 불일치 해소를 위한 방안을 꼽았다.
우선, 음성/문자/데이터 통합형 요금제는 이동통신서비스를 대체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되더라도 사업자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매출이 크게 줄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통합형 요금제는 대체서비스 이용 활성화로 이용자가 자신의 이용패턴에 적합한 요금제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어, 매출을 유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은 되지 못한다.
둘째, 기존의 매출을 유지보다 좀 더 중기적인 방안은 데이터 트래픽을 관리해 투자비를 절감하고 데이터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를 들었다. 이러한 방안은 사업자 간의 경쟁에 따라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다시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방안은 음성-데이터 간 비용 및 수익구조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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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요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이러한 요금제 개편 방안을 복합적으로 적용 중이다. 버라이즌과 AT&T 역시 음성/문자/데이터 통합형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를 개편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0년에는 두 사업자 모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폐지하기도 했다.
나 연구원은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 개편은 이동통신서비스 및 모바일 기기 이용행태 변화에 대한 대응, 데이터 중심으로의 수익구조 개편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통신시장 환경변화는 과금방식 및 상호접속체계 등이 상이한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으므로 국내서도 데이터 중심의 요금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