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Vs 갤노트2 "대체 뭘 사야할지..."

일반입력 :2012/10/04 08:29    수정: 2012/10/04 23:25

봉성창 기자

요즘 스마트폰 교체를 앞두고 아이폰5와 갤럭시노트2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들이 적잖다. 아무리 사양을 꼼꼼히 비교하고 고민해봐도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각종 스마트폰 커뮤니티에서도 두 제품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스마트폰에 대해 잘 아는 마니아들은 마치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을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운 설전을 벌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결론은 나지 않는다.

애당초 두 기기를 직접 비교해 우위를 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각자 지향점이 다른 제품이기 때문이다. 두 제품 모두 이미 충분히 검증받은 기업에서 내놓아 세계 시장이 주목하는 훌륭한 스마트폰이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은 돈을 조금 더 지불하더라도 가장 좋은 스마트폰을 사길 원한다. 특성상 한번 구입하면 최소한 2년은 써야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어떤 제품이 좋은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잘 맞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아이폰5와 갤럭시노트2 두 제품을 모두 미리 사용해본 경험과 그간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 가능한 결정적인 구매 기준이 될만한 요소를 분석했다.

■동영상 재생은 갤노트2...사진 촬영은 아이폰5

우선 두 기기의 하드웨어적인 성능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두 제품 모두 현재 운영체제는 물론 향후 2년 동안 업데이트를 감안해도 충분한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과거 출시된 제품까지 고려해 운영체제를 개발하며, 삼성전자는 향후 업데이트를 감안해 최신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OS 4.1 젤리빈을 쓰기에도 충분하고도 넘치는 오버스펙(Over-Spec) 정책을 쓰고 있다.

따라서 하드웨어서 살펴봐야 할 중요한 세 가지 요소는 화면 크기와 S펜 장착 여부 그리고 카메라다.

우선 화면크기를 보면 아이폰5가 4인치로 커지고 화면 비율이 16대 9로 변했지만 큰 화면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부족한 편이다. 갤럭시노트2의 5.5인치 화면은 확실히 강점이다. 여기에 HD해상도(1280x720)을 제공하기 때문에 720P 동영상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주로 감상하는 소비자라면 갤럭시노트2가 더 어울린다.

반면 카메라 성능은 아이폰5가 갤럭시노트2에 비해 더 낫다. 애플이 스마트폰 카메라에 상당한 공을 들이기 때문인데 화소수는 800만화소로 같지만 렌즈와 이미지 처리 방식이 아이폰5가 더 우수하다. 특히 아이폰5에는 사파이어 글래스를 채택해 빛의 투과율을 한층 끌어올렸다.

S펜은 삼성전자 노트 시리즈의 핵심 요소이지만 구매 기준이 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갤럭시노트2의 S펜은 당장 보기에는 편리하고 신기해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써보면 활용성이 부족하다. 필기감이 전작에 비해 한층 더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전화와 카카오톡 그리고 애니팡을 주로 하는 일반 소비자들이 펜 까지 꺼내들어야 할 상황은 별로 없어 보인다.

■휴대성은 아이폰5 우세...배터리 사용시간은 두고 봐야

디자인은 상당히 중요한 구매 기준이다. 다소 불편하거나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디자인이 뛰어나 제품을 고집하는 소비자 층도 엄연히 존재한다.

디자인을 두고 어떤 제품이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순전히 취향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진만으로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실제로 보고 평가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아이폰5는 사진에 비해 훨씬 뛰어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두께가 1mm 줄었을 뿐이지만 잡는 느낌이 크게 달라졌다. 아이폰4S에서 전면과 후면을 가르는 금속 테두리의 단차가 없어져 훨씬 일체감을 준다. 아이폰5가 최초로 발표된 샌프란시스코 예바 부에나 센터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실제로 제품을 만져본 언론 및 관계자들은 디자인에 관해서는 한결같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갤럭시노트2는 갤럭시S3와 디자인 맥락을 같이 한다. 화면이 커진 갤럭시S3라고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록 플라스틱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싸구려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전반적으로 곡선이 크게 강조됐고 전작에 비해 화면은 더 커졌지만 기기 자체가 더 커진 느낌은 들지 않았다.

디자인은 객관적인 비교가 어렵지만 휴대성은 확실히 아이폰5가 낫다. 스마트폰을 주로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는 점에서 그렇다. 갤럭시노트2 역시 주머니에 안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아이폰5의 무게는 112g으로 183g인 갤럭시노트2에 비해 크게 가볍다. 고작 69g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들어보면 매우 큰 차이다.

휴대성을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배터리 사용 시간이다. 아이폰5는 구체적인 배터리 용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해외 이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아이폰4나 4S에 비해 다소 짧아졌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배터리 크기는 더 커졌지만 LTE와 3G를 번갈아가면서 잡는 통신방식과 화면크기가 소폭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갤럭시노트2는 3100mAh 대용량 배터리 탑재로 16시간 30분에 달하는 연속통화시간을 제공한다. 전작이 하루도 버티지 못한다는 혹평에 따른 개선 요소지만 인터넷 서핑이나 앱 사용에 따른 실제 사용시간은 비교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현재 배터리 기술을 감안하면 두 제품 모두 스마트폰을 자주 쓰는 사람은 매일 충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휴대성 측면에서는 크기가 작은 아이폰5가 우위에 있다.

■ UX는 적응하기 나름...유료 앱 많다면 기존 운영체제가 유리

마지막으로 살펴볼 것이 운영체제와 그에 따른 UX(사용자 경험)다. 그동안 아이폰 제품을 써오다가 갤럭시노트2 혹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갈아타려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낯선 사용자 환경에서 오는 불편함이다. 과거 휴대폰 시절 많은 소비자들이 한 제조사 제품만을 고집했던 이유가 문자입력 방식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고민은 워낙 iOS가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양 기종을 번갈아가며 사용해 본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오래 지나지 않아 대부분 적응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iOS를 사용하다가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그 반대여도 마찬가지다.

다만 자신이 주로 쓰는 앱이 바꾸려는 스마트폰 운영체제에도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대부분 인기 앱의 경우 iOS와 안드로이드OS 모두 출시되는 것이 기본이지만 아닌 경우도 더러 있다.

음성 명령 서비스는 선택 기준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아이폰5의 시리와 갤럭시노트2의 S보이스 모두 아직까지 제대로 활용하기에 몹시 불편하다. 시리는 무엇보다 주소록에 있는 지인들의 이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국내 콘텐츠와의 연계도 아직 부족하다. S보이스 역시 스마트폰 기능과의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고 반응속도도 느리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음성명령 서비스는 쓸 일이 별로 없고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는 민망하기까지 하다. 신기하고 편리한 기능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직은 손가락이 훨씬 더 편리하다.

아이폰5의 운영체제나 UX는 아이폰4S와 완전히 동일하다. 이는 애플의 장점이자 약점이다.기존 아이폰 이용자에게는 아주 반가운 일이지만 굳이 아이폰5를 살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균일한 기능을 제공한다.

갤럭시노트2는 여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비교해 펜을 활용한 미리보기 기능인 에어뷰와 화면 캡쳐 기능인 이지클립이 차별화 요소지만 실제 활용 빈도를 감안하면 결정적인 선택 기준이 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다만 기존 아이폰 모델과 함께 맥북이나 아이패드를 함께 쓰면서 아이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하는 사람이라면 아이폰5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그만큼 아이클라우드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유료 앱 구매를 많이 한 사람이라면 쓰던 운영체제를 계속 쓰는 것이 좋다. 애플은 한번 구입한 앱은 최대 5대까지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역시 기존 계정으로 접속하면 다시 구입하지 않고도 기존 앱을 쓸 수 있도록 해준다.

■ 각자 스마트폰 활용 패턴 잘 고려해야

실제 구매 결정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가격이다. 내부 메모리 용량 64GB 기준 갤럭시노트2의 출고가는 115만원이며 아이폰5는 2년 약정 기준 499달러다. 갤럭시노트2에 2년 약정을 걸었을 경우 할부 원금이 과연 얼마가 될지는 이동통신사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단순 가격비교는 아직 불가능하다.

다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이미 17만원 갤럭시S3를 경험한 이상 갤럭시노트2의 가격 추이 역시 지켜볼 것이 예상된다. 반면 아이폰 제품은 가격 변동이 거의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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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도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을 두고 저울질하기 바쁘다. 美 IT전문 미디어 씨넷은 최근 아이폰5와 갤럭시S3 중 어떤 제품을 사야하는지에 대한 독자의 질문에 대해 상세히 비교 분석해 보도하기도 했다. 역시 명확한 결론은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유통 구조상 2년 정도 쓰고 바꿀 계획이라면 어떤 제품을 구입해도 크게 후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두 제품 모두 잘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주로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잘 고려해 선택하는 현명함이다. 스마트폰은 좋아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필요해서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