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태블릿 이어 스마트폰까지 직접 만든다"?

일반입력 :2012/10/02 21:26    수정: 2012/10/20 13:23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말 출시할 윈도폰8 플랫폼을 기반으로 내년 자체 스마트폰 단말기를 선보일 것이란 루머가 나왔다. 예전같으면 MS가 하드웨어 제조까지 할 리 없다고 일축했겠지만, 최근 태블릿 '서피스'를 직접 만든 전례가 있어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들은 중국언론 차이나타임스를 인용, MS가 삼성전자, 노키아, HTC같은 제조 파트너들의 윈도폰8 아폴로 스마트폰 출시를 앞뒀으며 약 4개월전부터 일명 '서피스 폰'이라 불릴만한 자체 단말기도 만들어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MS 자체 스마트폰은 내년 상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다만 이를 인용한 영미권 외신들은 해당 루머를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고 평했다. MS 자체 휴대폰 출시는 그와 협력중인 주요 제조사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긴밀한 상호협력을 약속한 노키아와 직접 경쟁함으로써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석업체 IHS스크린다이제스트의 애널리스트 이안 포그는 올가을 윈도폰8 출시를 앞두고 MS는 그 모바일 파트너와 하드웨어 및 채널 전문가들에게 강력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만일 MS가 파트너를 거치지 않고 자체 윈도폰 단말기를 내놓는다면 거의 '최후의 수단'인데 현재 파트너들과 멀어지는 위험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앞서 삼성은 아티브S, 노키아는 루미아920 등 듀얼코어 기반 플래그십 스마트폰으로 분류되는 단말기를 각각 선보였다. MS가 이것들과 직접 경쟁할 자체 윈도폰8 단말기를 내놓을 것이란 루머는 그 예고된 시기상 말이 안 된다는 분석이다. MS의 자체 단말기와 파트너사들의 최신 휴대폰이 저마다 다른 시장에서 플랫폼 저변을 넓히기보다는 서로 얼마 안 되는 수요를 놓고 싸우는 형국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MS가 단순히 파트너들과의 경쟁을 피하기위해서뿐이 아니다. MS가 과연 자체 스마트폰을 그 협력사들만큼 만들어낼 재간이 있느냐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계 1인자로 올라섰고, 노키아는 지금처럼 고꾸라지기 이전 세계 모바일 제조업계 1위를 자랑했던 회사다. MS 자체 브랜드와 윈도폰 플랫폼만 갖고 모바일 시장에서 제대로된 사업을 펼치기란 어렵다는 분석이다.

신빙성이 낮은 루머가 불거지는 이유는 MS가 서피스라는 자체 태블릿을 이미 선보인 전례 때문이다. x86 윈도8과 ARM기반 윈도RT를 탑재해 출시될 서피스는 노트북과 태블릿을 섞은 듯한 형태를 취했다. MS는 PC 중심이었던 윈도 사용자 기반을 등에 업고 윈도8 OS 확산을 꾀하는 일환으로 자체 설계한 태블릿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사들이 새로운 유형의 윈도 플랫폼에 알맞은 기기를 출시하도록 자극하는 한편 다양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 예상되는 차세대 윈도 기기 시장의 일부분만을 맡겠다는 계산이 깔렸으리란 평가다.

가트너 애널리스트 로베르타 코자는 MS가 이미 서피스로 태블릿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충분한 스마트폰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면 (자체 윈도폰 단말 생산도) 말이 된다면서 그러나 당장은 MS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다른 단말 사업자들과 경쟁하고 브랜드를 살려낼 수 있을거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MS가 제조협력사들을 놔두고 직접 스마트폰을 만들 경우 기존 파트너들이 오히려 윈도폰 플랫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 이미 시장에는 윈도폰보다 널리 쓰이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있고, 이론상 라이선스가 가능한 블랙베리OS와 출시를 예고한 또다른 오픈소스 모바일OS가 있기 때문이다.

MS가 윈도8을 탑재한 서피스를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은 PC 시장에서 MS가 이미 대안이 없을만큼 충분히 경쟁력있는 OS를 만들어왔고, 태블릿 시장에서는 애플 iOS 이외에 시장을 장악한 플랫폼이 없는 상황 덕분이다. MS와 달리 애플은 자사 플랫폼을 라이선싱하지 않기 때문에 태블릿 시장에선 여전히 MS에게 기회가 남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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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2010년 MS는 자체 브랜드 스마트폰 '킨'과 '킨2' 단말기를 출시한 적이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사업이었다. 회사가 이 제품으로 미국내 시장에서도 제대로 사업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해 하반기 예정했던 유럽 출시 일정은 취소됐다. 당시 MS는 새로 집중할 플랫폼으로 윈도폰7을 내세웠지만 이후 2년이 넘게 지난 현재도 윈도폰은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이제 윈도폰8은 MS에게 스마트폰시장에서의 마지막 기회로 비친다. 회사는 이달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미디어 이벤트를 통해 윈도8과 서피스 발표행사를 예고했다. 윈도폰8은 출시일은 다음달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