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싸이를 기른 건 8할이 반도체

일반입력 :2012/09/28 14:44    수정: 2012/09/28 15:08

송주영 기자

오늘날 세계적 가수 '싸이를 기른 건 8할이 반도체? 얼핏 의아스럽긴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보면 그렇게 해석 될 수 있다.

'오빠는 강남스타일'로 세계적 히트가수 반열에 오르며 빌보드차트 1위를 바라보고 있는 싸이(본명 박재상 ·35)와 반도체의 함수관계가 그렇다.

내용인즉슨 이렇다. 싸이의 아버지 박원호씨(62)는 지난 86년 전자부품 회사 동일교역 부사장을 거쳐 현재 반도체 장비 회사 디아이의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난 1955년부터 전자부품 회사 동일상사를 설립한 싸이 할아버지 박기억씨의 회사를 이어받았다. 이어 지난 87년 동일반도체 등 장비회사 사업을 시작해 96년 디아이로 상호변경한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싸이는 가족내력상 가업이 전자와 IT분야라는 얘기가 된다.

최근 싸이 아버지의 디아이의 주가는 싸이의 영향인지는 알 수 없지만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별한 호재 없이 한달 사이에 주가가 100% 이상 뛰었다. 이제는 아버지 회사가 싸이의 후광에 기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디아이의 올해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그리고 타이완업체에 반도체 후공정의 검사장비를 납품중이다. 하지만 2010년과 달리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상반기까지는 적자였던 만큼 디아이주가의 이상상승은 분명 '싸이 후광효과'를 논외로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싸이는 27일 방한해 삼성을 방문한 구글의 회장과 신나게 한바탕 말춤까지 춰 제꼈으니 그 효과를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것 같다. 익히 알려진 대로 구글은 삼성스마트폰과 태블릿용 핵심 운영체제(OS)를 공급하는 글로벌 검색제왕 이며 이 부분에서 삼성의 강력한 동맹군이기도 하다. 게다가 삼성은 애플의 아이폰용으로도 공급되는 메모리를 납품하고 있기도 하다.

28일 디아이 주가는 오후 2시 45분 현재 전날 대비 12.65% 오른 5천30원까지 치솟았다. 7거래일 연속 상승 중 4일이 상한가다. 급기야 거래소는 지난 26일 디아이에 현저한 시황변동에 대해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지난 27일에는 “시황변동에 영향을 미친 사안이 없다”고 답변했다. 주가는 26일에만 상승폭이 주춤했을 뿐 여전히 높다. 실적, 시황과는 상관없는 그야말로 '이상' 상승세다. 가히 '싸이 주가'라고 해도 무리없을 정도다.

실제로 디아이를 살펴보면 '싸이'외의 특별한 호재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올해 상반기 모두 적자다. 지난 해는 58억원 영업손실, 올해 상반기에도 14억원 적자다. 매출도 상반기 159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293억원 대비 급감했다. 디아이는 메모리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로 삼성전자, 타이완 업체 등이 고객사다. 디아이 관계자는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흑자 전환까지는 힘들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올해 메모리 투자 부진 등으로 디아이의 흑자 전환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에도 반도체 업체들의 장비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으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그래도 주가는 상승세다. 싸이의 경쾌한 말춤이 디아이 상황과는 다르지만 주가만큼은 '말'처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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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는 과거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아버지에 대해 언급한 일이 있다. 당시 싸이는 “자신이 재벌 2세라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아버지가 자신을 재벌로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싸이는 이 영문을 알 수 없는 아버지회사의 주가상승으로 '싸이 후광효과'를 톡특히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