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텔리니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출시를 1개월 앞둔 윈도8 운영체제(OS)에 대해 '미완성'이라 평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미 지난달 제조사들에게 윈도8 정식판(RTM)을 건넨 마이크로소프트(MS)가 허풍을 떨었단 얘기라서다. '윈텔 동맹'으로 불려온 양사 밀월이 끝났다지만 이들은 여전히 주요 협력사로 뭉쳐야할 상황이기에,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주요 외신들은 25일(현지시각) 익명의 인텔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오텔리니 CEO가 윈도8을 '준비되지 않은 제품'이라면서도 어쨌든 연말 제품을 출시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오텔리니 CEO는 타이완 타이페이에서 진행한 사내 미팅가운데 직원들에게 윈도8은 완전히 준비되기 전에 (RTM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윈도8 제품 코드는 더 개선될 필요가 있지만 MS는 단말기가 출시된 이후에 이를 보완해나갈 것이란 생각도 내비쳤다. 윈도8 단말기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리는 타이밍은 어쨌든 경쟁사 애플의 아이패드 수요와 맞물리는 올해말 휴가철이란 얘기다.
MS는 다음달 26일 차세대 윈도를 정식 출시한다. 삼성, HP, 레노버, 아수스, 델 등 제조 파트너들이 x86기반 윈도8 OS를 탑재한 PC와 노트북, ARM기반 윈도RT를 탑재한 태블릿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윈도 사용자들을 위한 윈도8 업그레이드 패키지도 일반 컴퓨터용품 매장에 진열된다. MS가 직접 만든 윈도8과 윈도RT 기반 컨버터블PC와 태블릿형 단말기 '서피스'도 시장에 풀린다.
사실 MS는 지난해 9월 개발자를 상대로 윈도8을 선보인 이래 끊임없이 부정적인 평가에 시달려왔다. 다만 그 내용은 오텔리니 CEO가 지적한 부족함과는 다른 차원이다.
윈도8에 새로 탑재된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터치스크린을 못 쓰는 기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PC 사용자경험에 나쁘게 작용할 거라는 관측이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 불거진 비관론의 주된 이유다. 이미 윈도8은 앞서 MS가 '상업적으로 실패한' 제품의 대표격인 윈도비스타에 비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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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OS 자체 기능의 개선이나 개발자와 기업 환경의 사용 시나리오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비친다. 향상된 전원 효율과 낮아진 시스템 요구 사양과 윈도탐색기같은 데스크톱 자체의 편의성 향상은 일반 사용자에게 데스크톱 화면이 일개 애플리케이션으로 숨어버린 UI상의 변화만큼 크게 다가오지 못한 모습이다.
MS는 윈도8에 대해 자신감을 잃지 않는다. 윈도8이 1천600만명에 달하는 실제 사전평가 참여자들을 통해 MS의 OS 역사상 가장 많이 테스트되고 평가를 받아 준비된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회사가 실용화 또는 실재 이전에 선전되기 시작하는 제품을 가리키는 '베이퍼웨어' 전략을 구사해왔다는 비판은 오래된 것이다. 차세대 윈도을 둘러싼 논란과 관심은 출시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