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NHN “실검은 인터넷 문화…없앨 생각 없어”

일반입력 :2012/09/14 13:28    수정: 2012/09/14 15:00

전하나 기자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는 그 자체로 인터넷의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생각한다. 없앨 이유가 없다.”

김상헌 NHN 대표는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네이버 검색 서비스 개선’을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조작 논란으로 말이 많은 자사 실검 서비스를 없애기 보다 개선하는 차원에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실검과 같은 서비스는 한국의 다른 포털, 또 외국의 포털들에도 존재한다”면서 “특히 네이버 실검같은 경우 누리꾼들이 참여하는 문화 놀이 공간으로서 의미 있다고 믿기 때문에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지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웹툰 작가 조석이 “네이버에서 조석을 쳐 보세요”라고 그린 ‘마음의 소리’ 652회를 올리자 실제 이용자들의 검색값이 유입돼 조석이 실검에 오른 사례를 언급했다. 김 대표는 “웹툰 독자들, 팬클럽의 이러한 검색 행동은 하나의 사회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한성숙 NHN 네이버서비스 1본부장은 “태풍, 지진, 정전 등과 같은 자연 재해 및 긴급 사건 사고가 일어날 때, 각종 자격증 시험 발표나 채용 공고가 올라올 때 실검은 누리꾼들의 신속한 정보 공유와 문화 공간이 돼왔다”면서 “특정 정치적 이슈로 인해 이미 공공의 영역으로 자리 잡은 공간을 없앤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안철수 룸살롱’, ‘박근혜 콘돔’ 등을 기점으로 논란을 빚은 명예훼손성 검색어, 실검 조작 논란에 대해선 외부 검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NHN은 우선 ‘실검’ ‘자동완성’ ‘연관검색어’의 로직, 운영원칙과 처리 내역 등을 담은 ‘투명성 리포트’를 만들어 신뢰할 만한 외부 기관에 정기적으로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어떤 검색어가 언제 어떻게 등락했는지를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네이버 트렌드 서비스(가칭)’도 개발하고 있다.

실검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맡기고 장기적으로는 실검 운영 업무 자체를 외부 기관에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색 결과에 원본 문서가 더 잘 노출될 수 있도록 ‘문서 원본 판별 시스템’ 개편에도 착수한 상태다.

김 대표는 “오늘 밝힌 내용 외에도 실검 공개 범주나 순위를 늘린다든지 하루 기준으로 해당 키워드 등수가 바뀌는 양상을 보여준다든지 등 많은 개선안을 고민 중”이라며 “실검 서비스를 유지한다는 것은 지금 이대로를 고집한다는 것이 아니라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반영해 고쳐나가겠다는 것을 전제한다”고 했다.

또 “불법, 성인, 음란성 단어들은 금칙어로 정해 자동으로 통제하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100% 완벽하게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이 개입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 대목에서 조작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모든 행위가 로그로 남아 있기 때문에 증명할 만한 데이터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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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데이터를 향후 KISO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 넘기겠다는 방침을 정했고 향후 KISO가 외부에 투명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자료를 필요한 범위 내 공개하는 것까지도 믿고 맡길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이어 KISO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KISO는 포털이 만든 위원회이긴 하지만 외부에서도 책임있는 자율기구로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거버너스 체계상 이사회는 행정적 측면에만 관여하고 심의 안건 등 실체적 판단에 대해선 영향력이 없다. 네이버 검색 개선의 의지와 진정성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