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위약금 도입 연기했지만…고객 불만↑

일반입력 :2012/09/08 16:32    수정: 2012/09/08 18:03

정윤희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신규 위약금(할인반환금) 제도 도입을 오는 11월로 연기했지만 소비자 불만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11월 새 위약금 제도를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이용약관 변경을 신고했다.

해당 제도는 이용자가 약정기간을 채우지 않을 경우 약정에 따른 할인 요금의 일부, 혹은 전액을 이통사에 돌려주는 제도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 5월 시행된 휴대폰 자급제(블랙리스트) 이용자에게만 적용되던 약정할인 제도를 신규 가입자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24개월 약정 가입한 SK텔레콤 62요금제 이용자가 6개월 이내 해지하면 할인요금을 100% 내놔야 하는 식이다. 위약금은 요금제와 사용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데, 13~16개월 사이에 해지할 때 가장 높다. 이 경우 최대로 내야하는 위약금은 28만원이다.

그러나 정작 제도 시행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지난 6월 도입 예고 이후 7월, 8월, 9월에서 다시 11월로 시기를 늦췄다.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서다.

이용자들은 신규 위약금 제도 확대 시행에 대해 “연기가 아니라 취소돼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클리앙, 뽐뿌 등 휴대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신규 위약금 제도(일명 위약3)를 성토하는 글이 빗발치는 상태다. 혜택은 그대로지만 위약금이 늘어나 오히려 이용자에게 새로운 노예계약를 맺게 하는 등 족쇄를 채운다는 비판이다. 그동안은 약정기간을 다 채우지 않고 해지해도 이용자는 단말기 잔여할부금만 지불하면 됐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통사들이 소비자들의 위기감을 자극해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경 일선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는 “다음달(9월)부터는 위약금이 더 세진 신규 제도가 도입되니 이달 말(8월)까지 가입해야 한다”며 가입자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면서도 제도 시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이미 일선 대리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규 위약금 제도에 대한 교육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오프라인에서 휴대폰을 구매하는 고객의 경우 2년의 약정기간을 채우므로 신규 위약금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다”며 “온라인의 경우 짧은 시일 내 휴대폰을 바꾸는 고객들이 많아 부담이 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관계자는 “사실 전산 개발 등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아 도입 시기만 정해지면 당장이라도 시행할 수 있다”면서도 “이용자 반발 등을 고려해 시장 상황을 살피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해당 제도로 가입자 이탈을 최대한 막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LTE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해져 가입자 1인당 투입되는 유치비용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큰돈을 들여 모은 가입자를 최대한 오래 붙잡아두기 위한 방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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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행 시기를 11월로 연기한 이유는 신규 가입자 모집 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이후로 아이폰5, 갤럭시노트2, 옵티머스G 등 신규 스마트폰 출시가 줄줄이 예정된 만큼 해당 제도 도입이 신규 고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반면 LG유플러스는 현재로서는 신규 위약금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살펴보고 있으나 새로운 위약금 제도를 도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