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아이폰5 메모리 중단… 태연한 이유?

일반입력 :2012/09/07 13:25    수정: 2012/09/08 18:03

송주영 기자

애플 아이폰5에서 메모리가 빠져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의 영향은 미미하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5 초도물량에서 삼성은 AP를 제외하고 메모리 등이 탑재 부품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관련업계의 시각은 대체로 '맑은' 향후 메모리사업기상도를 전망했다.

삼성이 최대 고객사인 애플을 잃게 됐지만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고 있고 공급량은 제한돼 있어 큰 폭의 매출 감소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 애플 양사의 견제에 대한 최대 수헤자는 SK하이닉스가 될 것으로도 전망됐다. SK하이닉스는 애플 아이폰5 메모리 공급사 퍼스트 벤더로 등극하며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애플과 특허 소송을 둘러싸고 밀고 당기는 와중에서 안정적일 수 있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와 향후 메모리 시장전개에 대해 살펴봤다.

■ 삼성의 애플 공급량, 지난해 40%→올해 20%

애플이 삼성전자에게 주요 고객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애플은 지난해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사로 등극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분야 매출에서도 애플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메모리로 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애플 비중이 1위가 아닐 뿐 더러 다른 고객사와 비교해 가격 압박이 심한 고객이기도 하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에서 최대고객은 삼성전자다. 무선사업부, PC 사업 등이 삼성전자 메모리를 가장 많이 사들이는 고객이다. 애플이 없어도 크게 아쉽지 않은 이유다. 오히려 애플은 수익성을 갉아먹는 고객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부품업체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고객이 아니다”며 “삼성이 메모리, 패터리, 디스플레이 등의 공급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부품 중 특히 메모리가 애플을 잃어도 크게 손해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은 산업의 구조에서도 나온다. 모바일 메모리 분야에서는 공급업체는 5~6군데로 한정돼 있고 수요업체는 많다. 애플만큼 한꺼번에 대량으로 사들이지는 못해도 사줄 곳은 많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사업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애플의 구매 비중은 삼성전자 매출에서 갈수록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의 경우 그 비중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한화증권 안성호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애플이 공급받는 메모리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40%였다면 올 상반기에는 20%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배경은 명확하지 않으나 삼성전자의 부품 공급 비중은 하향 추세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메모리에는 '무조건' 좋은 결과

애플에 대한 부품 공급중단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삼성전자가 애플에 메모리 공급을 중단하더라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공급업체가 제한된 반면 수요가 일정하다는 것이다. 현재 애플 아이폰5에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모바일D램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SK하이닉스, 엘피다, 낸드플래시에서는 SK하이닉스, 도시바, 마이크론 정도다.

공급량은 제한됐고 수요는 크게 줄지 않아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매출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 외에 SK하이닉스는 퍼스트 벤더로 등극하며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모바일D램, 낸드플래시를 하나의 패키징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 외에 SK하이닉스, 엘피다-도시바 연합 등이 있는데 SK하이닉스가 기술력 등을 고려할 때 수혜를 더 많이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부품 공급 중단에 따라 오히려 애플이 손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완제품 업체 입장에서는 부품 공급사를 늘려야 수급 안정성, 가격 협상력도 높아진다. 애플이 파운드리 업체를 삼성전자에서 TSMC로 확대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모바일D램 시장의 절반 이상, 낸드플래시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공급사에서 제외되면 그만큼 레버리지 효과가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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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김성인 상무는 “삼성전자의 아이폰5 공급 중단은 다른 메모리 업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삼성을 제외한 애플 메모리 공급사도 공급 가격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아이폰5 메모리 공급중단은 특히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울고 싶은데 뺜 때려준 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분간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생산역량은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오스틴 낸드플래시 라인을 시스템반도체 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