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샤프 신용등급 ‘투기수준’ 강등

일반입력 :2012/09/06 15:20

정현정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샤프 신용 등급 강등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타이완 혼하이정밀과의 지분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는데 더해 신용등급 강등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미국계 신용평가사 무디스재팬은 지난 5일 샤프의 단기 신용등급을 4단계 중 최하위인 ‘투기(Not Prime)’ 등급으로 낮췄다고 교도통신이 6일 보도했다. 이는 기존 ‘프라임3’에서 한단계 강등된 것으로 투자 부적격 등급에 해당한다.

무디스는 지난달 3일에도 샤프의 단기 신용등급을 ‘프라임2’에서 프라임3로 한 단계 낮춘 바 있다. 지난 한 달 새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하락하는 굴욕을 맛 본 셈이다. 무디스는 단기 채무의 증가와 실적 부진으로 이해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을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로 들었다.

샤프가 현재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 등 유동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책의 효과가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는 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현금 지출 역시 유동성을 압박하는 이유로 제시됐다. LCD TV와 대형 LCD 패널 등 주력 제품의 시황이 침체되고 치열한 경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또 다른 미국의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달 31일 샤프의 장기 신용등급을 ‘트리플B(BBB)’에서 투자 부적격 수준에 해당하는 ‘더블B플러스(BB+)’로 두 단계 강등했다. S&P 역시 샤프의 유동성 위기를 등급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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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는 타이완 혼하이정밀과 지분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실적 악화로 인한 주가 폭락으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혼하이정밀은 지난 3월 샤프의 지분 9.9%를 주당 550엔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가격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당분간 샤프는 주요 거래 은행에서 자본을 조달한다는 방침이지만 연이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외부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