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C가 포문을 연 스토리지업계의 플래시 카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EMC의 숙적 넷앱이 서버에 장착하는 플래시 솔루션을 선보이자, EMC는 올초 내놓은 VF캐시에 중복제거와 VM웨어 V모션 기능 지원을 발표해 맞불을 놨다.
EMC, 넷앱이 서버에 스토리지로서 플래시를 침투시키는 동안 IBM,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는 외장형 플래시 어레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버 영역까지 침투시키기에는 아직 뒤처진 모습이다.
스토리지 업계에 플래시 열풍이 불어닥친 것은 시스템 성능 향상이란 거대한 트렌드 덕분이다. 더는 서버 CPU 향상이 시스템 성능 개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지배적인 판단으로 자리잡으면서 스토리지와 입출력(I/O) 부분에서 성능개선 지점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플래시와 SSD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하드디스크에 비해 10배 이상 빨라 성능개선과 I/O 문제 해결의 해법으로 떠올랐다.
일단 기업용 인프라 시장의 속도 향상 경쟁은 서버 업계에서 스토리지 업계로 이동한 형국이다. 서버 업계는 스토리지 업체의 솔루션을 적극 채용하거나, 자체적인 서버 관리SW 업그레이드로 접근하고 있다.
■EMC, VF캐시에 중복제거·V모션 추가
EMC는 지난달말 VF캐시의 업그레이드판인 1.5 버전을 발표했다. VF캐시 1.5의 가장 큰 변화는 중복제거 기능의 추가다. 서버의 캐시 영역에서 중복되는 데이터를 없애 캐시 파일의 용량을 줄인다는 의미다.
또한 VM웨어 V스피어5.1의 V모션 기능을 지원하며, 여러 카드를 하나의 서버에 장착해 고가용성(HA)을 구현할 수 있다.
중복제거 기능은 EMC의 호스트 기반 백업솔루션인 아바마의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캐시에 중복제거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가는 명확하지 않다. EMC는 MS 익스체인지를 사용했을 때 20%의 중복제거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300GB 용량의 VF캐시를 360GB 용량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외신은 소규모의 빈번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캐시 데이터는 중복제거의 필요성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V모션 추가는 EMC VF캐시의 중대한 약점을 보완한 것이다. VF캐시는 장애 발생으로 인한 교체작업 시 시스템 전체를 중단시키고 물리적인 교체를 수행해야 한다. 이 때 V모션을 이용하면 캐시 데이터를 온라인 상에서 다른 곳으로 옮긴 후 장애복구 작업을 할 수 있다. VF캐시 교체로 인한 서비스 다운타임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이밖에 VF캐시 1.5는 VMAX 스토리지의 매니지먼트SW와 연동할 수 있다. VNX 모델은 내년부터 지원된다. 스토리지 관리자가 자신의 대시보드에서 서버 시스템 상 캐시 현황을 모니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처음 선보인 VF캐시의 2배 용량인 700GB 모델(SLC)도 출시될 예정이다.
EMC는 또한 올해말과 내년초 플래시 카드로만 구성되는 스토리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X로 이름붙여진 이 제품은 최근 인수한 익스트림IO의 기술을 통합해 선보이게 된다. 무작위 읽기 작업에 중복제거를 실행할 경우 100만IOPS 이상의 성능을 낼 것이란 설명이다.
EMC는 VF캐시를 서버에 장착해 외장 스토리지 시스템과 연결할 경우 3배의 성능 향상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VF캐시는 서버에 장착돼 빈번하게 IO를 일으키는 데이터를 저장한다. 외장 스토리지까지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서버 내에서 IO를 처리함으로써 속도를 개선한다. VF캐시의 제어는 EMC 스토리지 컨트롤러의 티어링 솔루션인 FAST(Fully Automated Storage Tiering)의 제어를 받는다. EMC는 서버로 확장된 FAST라고 표현하며, '티어제로(Tier0)' 스토리지를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넷앱, 서버용 플래시 전쟁 합류 티어제로는 아니다
넷앱은 지난달 중순 서버용 캐시 솔루션인 ‘플래시 액셀(FlashAccel)을 공개했다. 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 퓨전IO와 협력해 만들어낸 제품이다. 넷앱은 소프트웨어로서 플래시 액셀을 공급하며, 퓨전IO의 하드웨어를 재판매한다.
넷앱 플래시 액셀은 이 회사의 가상화 스토리지 티어링(VST) 전략에 비용효율성을 강화하는 부분이다. 넷앱은 프라이머리 스토리지를 위한 플래시 캐시, 플래시와 SATA로 계층화할 수 있는 플래시 풀 등을 갖고 있었다. 플래시 액셀은 서버에 장착하는 제품이다.
서버 쪽 플래시가 스토리지의 1차적인 캐시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상은 EMC와 동일하다. 넷앱 자체 실험 결과 2TB의 자주 사용되는 데이터를 서버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할 경우 애플리케이션 및 서버의 지연시간이 90% 이상 감소하고 IOPS는 80% 이상 증가했다.
다만 넷앱 플래시 액셀은 PCI익스프레스 슬롯형 외에도 SSD 형태로도 사용할 수 있다. 하드웨어는 퓨전IO 제품을 재판매하며, 넷앱은 서버와 스토리지의 영역을 연결하는 데이터 이동을 관장하는 SW로서 플래시 액셀을 내놓은 것이다.
플래시 액셀은 가상머신(VM)과 VM웨어 V스피어 영역에 설치된다. VM 한 곳에서 장애가 발생할 경우에도 캐시 데이터는 V스피어 상에도 동일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데이터 손실 염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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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넷앱은 플래시 액셀을 EMC처럼 '티어제로'라 부르지 않는다. 기존의 플래시 캐시를 서버에 장착한 것으로서 스토리지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EMC와 달리 넷앱의 플래시 액셀은 중복제거 기능과 VM웨어 V모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