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라우드 2억명 눈앞 "비결이 뭐야?"

일반입력 :2012/09/03 11:26    수정: 2012/09/03 15:01

봉성창 기자

클라우드는 이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그다지 낯선 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클라우드의 정의 자체가 생소하고 어려워 과연 우리가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고 있는지 조차 느끼지 못할때가 많다.

그럼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미 착실한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바로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다.

3일 주요 IT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장 성공한 클라우드 서비스로 인정받는 애플의 아이클라우드는 지난 6월 전 세계 1억5천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연내 2억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트위터 이용자가 약 3억명, 구글의 지메일 이용자가 2억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서비스 1년만에 대단히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애플 이외에도 국내외 수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혹은 준비하고 있다. 업체 성격에 따라 접근 방식은 모두 제각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느 기업도 클라우드는 이런 것이라고 딱히 소비자들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직까지 웹하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애플의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소비자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는지 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클라우드를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아이폰 이용자 조차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쉽게 대답하기 힘들 정도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의 최초 설정 과정에 아이클라우드 설정이 포함되어 있고, 사용자들은 자신의 애플ID를 입력하기만 하면 자신도 모르게 아이클라우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되어있도록 돼 있다.

애플의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두 개의 애플 제품이 필요하다. 물론 아이폰 하나만으로도 아이클라우드를 쓸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효용성 면에서 다소 부족하다.

■가장 강력한 동기화는 그냥 잊어버리는 것

애플 광고 문구 중 하나인 “여기에서 하면 저기에도 있고.....”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여기와 저기가 필요하다. 아이클라우드를 적극 활용하는데 있어 가장 궁합이 좋은 조합은 아이폰과 마운틴라이언OS가 설치된 맥북이다. 아이폰은 주로 전화와 휴대 용도로, 맥북은 업무나 창작 혹은 개인 콘텐츠 관리에 적합하다.

애플은 그동안 기기별로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왔다. 아이폰과 맥북 중 누가 더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았느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당연히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맥북의 UX를 비롯해 영향을 받아 탄생했지만, 맥북은 아이폰의 사용자 경험을 점차 닮아갔다. 그 결실이 바로 ‘OSX 마운틴라이언’이다.

아이클라우드가 탄생한 배경에는 애플이 자랑하는 ‘동기화’ 기능이 자리잡고 있다. ‘동기화’는 버튼 한번으로 기기와 PC간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줬다. 과거 맥과 아이팟만 있을때는 동기화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음악, 동영상을 넘어 앱, 각종 작업 문서, 일정관리, 북마크등 콘텐츠의 종류가 많아질수록 시간도 오래걸리고 귀찮은 작업으로 전락했다. 때문에 한때 대다수 이용자들은 동기화 대신 ‘수동으로 콘텐츠 관리’를 선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클라우드의 등장으로 이러한 작업이 한결 수월해졌다. 쓰는 사람도 눈치 채기 전에 무선으로 각종 데이터를 ‘동기화’ 시켰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동기화를 제공하면서 이용자가 동기화라는 말을 잊도록 만드는 것이 ‘아이클라우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이다.

■ 구름 뒤에 숨어있는 애플의 전략

아이폰을 이용하는 IT초보자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아이클라우드 쓰고 싶은데 뭐 깔아야 되요?”다.

그러나 아무리 앱스토어를 뒤져도 ‘아이클라우드’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없다. 뿐만 아니라 애플의 그 어떤 제품도 아이클라우드 실행 메뉴를 찾아 볼 수 없다.

아이클라우드는 대부분 애플이 제공하는 기본 앱에 이미 탑재돼 있다. 메일, 연락처, 캘린더, 미리알림, 메모, 메시지, 사진은 물론 애플이 판매하는 페이지스, 넘버스, 키노트와 같은 문서 기반 앱도 클라우드를 지원한다.

아이클라우드가 강력한 이유는 이들 앱이 같은 OS를 사용하는 아이패드는 말할 것도 없고 마운틴라이언이 설치된 맥북에도 똑같이 있다는 것이다.

비단 애플이 개발한 앱 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자들도 이러한 아이클라우드 기능을 이용해 강력한 동기화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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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국내서 진행한 TV광고 중에 제품이 아닌 무형의 서비스를 다룬 것은 ‘아이클라우드’가 유일하다. 그만큼 애플이 아이클라우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 알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번 소비자들이 아이클라우드의 편리함을 경험하게 되면 다른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렸다. 휴대폰이나 PC는 손쉽게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꿀 수 있지만 이를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아이클라우드 속에 숨어있는 개인 콘텐츠는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