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모빌리티가 한국과 호주를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서 전격 철수한다. ‘모회사’ 구글이 구조조정의 칼을 본격 빼들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인도와 일본, 홍콩, 타이완 등에 위치한 모토로라 지사를 대폭 줄이거나 철수키로 최근 결정했다. 중국서는 판매보다는 연구개발(R&D)을 주축으로 조직을 개편 중이다. 사실상 아시아·태평양에 할애했던 전력의 상당 부분을 빼겠다는 뜻이다.
이미 해당 지사들은 구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받고 내부 논의를 시작했다. 최대한 잡음 없이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해외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모토로라 전 세계 사업을 분석한 결과 아시아·태평양서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며 “이번 구조조정은 인도를 중심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모토로라코리아는 전과 같이 유지된다. 올해 한국서 스마트폰을 단 1종만 출시하는 등 고전했지만 ‘지사 철수’ 칼은 피했다.
지난 4월 공시를 보면 지난해 모토로라코리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5억원과 59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37%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매출액이 2천996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부분이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 최강 한국서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할 필요성이 여전히 큰 것도 영향을 줬다.
이달 현재 모토로라코리아 직원은 650여명으로 사무실에 250명, R&D에 400명가량을 배치했다.
모토로라코리아 측은 “구조조정과 관련해서 공식적인 내용 외에 밝힐 것이 없다”며 “한국서는 스마트폰 시장 지분 확대를 위해 계속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구글은 모토로라의 각국 지사 94곳 중 3분의 1을 순차적으로 닫겠다고 발표했었다. 감원 규모는 4천여명에 달하며, 이 중 2천700여명이 미국 외 직원들이다. 부사장급 임원들은 40% 가까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 삼성전자와 애플이 밀려 힘을 못내는 모토로라를 살리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이번 구조조정도 직접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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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CEO가 올 초 모토로라 CEO 자리에 앉힌 데니스 우드사이드는 ‘수익성 떨어지는 기기’ 생산을 멈출 것이라는 뜻도 누차 보여 왔다.
구글은 하드웨어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5월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 부문, 곧 모토로라모빌리티의 지분 100%를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휴대폰 직접 제조를 본격화하면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타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