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전세계 모토로라 사무실 33% 폐쇄"

일반입력 :2012/08/13 14:59    수정: 2012/08/13 15:16

김태정 기자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 구조 조정에 본격 착수했다. 전 세계 사무소 3분의 1을 닫고, 대규모 감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와 애플이 밀려 힘을 못내는 모토로라를 살리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구글이 기존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의 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은 모토로라 전 세계 지사에 구체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전날 통보했다. 이에 따르면 각국 사무소 94곳 가운데 3분의 1이 순차적으로 문을 닫는다. 구체적인 기준은 밝히지 않았지만 실적이 부족한 국가 사무소들이 대상이다.

직원 감원 규모는 약 4천명이며, 이 중 1천300여명이 미국 직원들이다. 부사장급 임원들 중 40%는 이미 해고 통보를 받았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실리콘밸리 스타일의 기업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특별팀 ATP(Advanced Technology and Projects) 만들었다. 이 팀의 멤버들이 구글이 내세운 모토로라의 핵심으로 꼽힌다.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기술연구기획국(DARPA)서 레지나 듀건이라는 음향 엔지니어를 고용한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항하기 위한 노림수를 어떻게 내놓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로라 CEO는 출시 기기 종류를 줄이고 최신형 목소리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한 고급형 제품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페이지 CEO의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우드 CEO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저가형 제품 대신 몇몇 주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고급형 제품 시장 공략의 뜻을 내보였다.

구글은 하드웨어 제조업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5월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 부문, 곧 모토로라모빌리티의 지분 100%를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통해 휴대폰 직접 제조를 본격화하면 안드로이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타격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구글은 기존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지만 기존 안드로이드 진영의 불안감은 더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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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삼성전자와 애플이 독식한 스마트폰 기기 시장서 모토로라로 가능한 성적에는 한계가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구글은 자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만들기 위해 모토로라 인수한 것”이라며 “방대한 규모의 통신기술 특허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