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직원들, ‘싸이 말춤’ 따라하며...

일반입력 :2012/08/29 12:45    수정: 2012/08/29 14:21

전하나 기자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던 지난 28일,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선 진풍경이 펼쳐졌다. 몇몇 직원들이 ‘말춤’이라고 불리며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댄스 삼매경에 푹 빠진 것.

같은 시각 한국이 아닌 미국, 멕시코, 캐나다, 브라질, 대만, 태국, 파나마, 호주 등 40개국에서도 이 춤을 추고 있었다. 이 장면은 ‘구글플러스’의 화상채팅서비스 ‘행아웃’을 타고 그대로 퍼져 나갔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저작권사인 YG엔터테인먼트측에서 허락을 해줘서 성사됐다”며 “구글플러스를 통해 전세계인들이 한류를 접하고 인기 있는 춤을 직접 배워보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현재 구글 유튜브 조회수 6천만건을 돌파하며 연일 신기록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행아웃 댄스 교습 프로그램’은 구글플러스를 ‘K팝 허브’로 키우겠다는 구글의 야심찬 전략의 일환이다. 구글은 앞서 인기 아이돌 그룹 ‘씨스타’ 멤버들의 화상채팅 특별 팬미팅, ‘인피니티’의 쇼케이스 생중계, ‘애프터스쿨’의 메이크업 강좌 등을 행아웃을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한 세계 각지의 사람들은 “댄스가 너무 신나고 좋다. 다리 움직이는 부분이 헷갈리는데, 더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태국)” “유튜브를 통해 강남스타일을 처음 알게 됐는데, 내가 사는 이곳에서 인기가 아주 많다.(미국)” “재밌게 강좌를 즐기다 보니 땀을 아주 많이 흘리고 있다.(호주)” “내가 만든 부산 스타일도 한 번 보러 와달라.(한국)” 등 다채로운 소감을 실시간으로 올렸다. 영상과 글이 만나 폭발적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낸 모습이다.

구글은 전세계 2억명 사용자를 바라보는 구글플러스를 활용, 이미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연말 대선을 앞둔 미국에선 대선주자들의 열띤 토론이 행아웃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올 초에는 SNS를 국정 운영에 중요한 도구로 쓰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행아웃을 통해 국민들과 대화를 나눠 주목 받은 일도 있었다. 당시 구글플러스에는 오바마를 대상으로 한 질문 13만여개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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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올해 한국 시장 공략에도 바짝 고삐를 당긴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은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국내외 다양한 SNS를 적극적으로 소비한다. 이런 이유로 구글은 일찍이 구글플러스 앱의 한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해당 앱은 검색, 메일, 지도, 동영상 등 120개 이상의 기능이 연동돼 막강한 이용자 충성도를 자랑한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 사용자 수는 자랑할 만한 수준이 안 된다. 때문에 ‘K팝 열풍’은 구글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K팝 유통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해외 시장의 기반을 다지는 한편, 한국에서도 더 많은 사용자를 꾀한다는 셈법이다. 내달 4일에는 국내 구글플러스 사용자들을 모아놓고 새로운 기능과 사용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