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

일반입력 :2012/08/27 09:02

이재구 기자

제프리 베넷 지음, 이강환 권채순 옮김. 444쪽,1만8000원,현암사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Beyond UFO)’를 쓴 저자 제프리 베넷이 내린 결론은 “이 우주가 생명체로 가득할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그는 과학적 관점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와 인류의 태양계 내에서의 생명체 탐사과정을 하나하나 추적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미래에 얼마나 놀라운 의미를 가지는지, 교과서적으로 설명해 나간다.

천문학자이자 생물학자인 제프리 베넷은 우주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특히 지구에서의 생명체 탄생과정을 결부시켜 가면서 풀어낸다.

저자는 태양계의 중심이 지구가 아니라는 쿠페르니쿠스 당시의 놀라운, 그러나 이젠 상식이 돼버린 평범한 사실을 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리고 우주에 있는 모래알처럼 많은 별이 거느린 행성 가운데 지구만이 생명체가 사는 유일한 별은 아니라고 추론한다.

이는 이미 1980년 우주에 대한 이야기 ‘코스모스’를 방송으로 만들고 책으로 펴내 우주의 신비를 알려준 칼 세이건 박사의 방식과도 비슷하다.

칼 세이건 박사는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억개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평균 1000억개의 별이 있다. 모든 은하계를 다합치면 별의 수는 10의 22제곱만큼이나 된다. 게다가 각 은하에는 적어도 별의 수 만큼의 행성들이 있을 것이다. 이토록 어마어마한 수의 별들 중에서 생명이 사는 행성을 아주 평범한 별인 우리 태양만이 거느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코스모스의 어느 한 구석에 숨은 듯이 박혀있는 우리에게만 어찌 그런 행운이 찾아 올 수 있었을까? 우리의 특별한 행운을 생각하는 것 봐도 우주가 생명으로 그득그득 넘쳐난다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더 그럴 듯 하다“고 설파한 바 있다. 베넷은 그의 책에서 마치 야자수 열매가 지구상의 이 섬 저 섬으로 흘러가 새로운 곳에서 번식을 했듯, 우주에서도 소행성들 속의 유기생명체가 이 별 저별로 흘러 들어가 그것이 생명체로 진화했을 가능성도 제시한다.

지구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생물학 전공자답게 지구의 생명탄생과정을 통해 써 내려나갔다.

그는 우주에서 생명체가 흔하게 존재할 것이라고 추론 가능한 세가지 근거로 ▲유기물질은 자연적으로 쉽게 만들어진다 ▲지구에서 짧은 시간안에 생명체가 나타났다▲ 지구의 생명체는 다양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제시한다.

우리태양계 내에서 우주탐사선을 보내 수행해 온 외계 생명체 탐사과정도 살펴본다.

베넷박사의 책에서는 이이 70년대에 보이저호가 확인한 인간이 살기 힘든 척박한 땅 화성에 탐사로봇 큐리오시티를 쏘아보낸 예도 든다. 이를 통해 인류가 얼마나 좋은 환경에서 사는지를 강조한다. 이는 왜 굳이 미국이 화성에 2조8천억원이나 들인 탐사 로봇을 보내 유기생명체의 흔적을 찾으려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저자는 외계인이 얼마나 똑똑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를 찾아올 정도로’라는 답을 내놓는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책을 읽다가 “왜 인류가 다른 행성을 비싼 돈을 들여가며 탐사할까?”라는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물론 잘 생각해 보면 알 만한 답이다. 영화와 SF에서 수없이 나온 그 이유 그대로다. 지구의 자원고갈에 따라 우주에서 자원을 채굴한다든가, 달이나 화성 등을 지구의 식민지로 삼고자 하는 것 등을 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물론 베넷박사의 이 책은 과학적 추론에 크게 의존한다.

독자들은 지구 외에 다른 별에도 생명체가 있다고 보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차근차근 증명되는 과정을 읽어내려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저자는 그 과정에서 만나는 수많은 지구와 우주, 지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유도한다.

일례로 화성에 착륙한 큐리오시티와 그 다음 프로젝트를 통해 화성에 대해 지질 조사를 끝낸 그 후에는 뭘 할까? 라는 궁금증이 생길지도 모른다.

아마도 혹자는 지난 1993년 9월 26일 미국 애리조나 투손 사막에서 2년동안 시행됐던 바이오스피어2 실험을 왜 했는지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또 최근 미국의 한 민간회사가 내놓은 우주로봇을 이용한 우주 소행성 광물 탐사계획 발표나, 몇 년전 나왔던 영화 더문(The Moon)을 떠올리며 화성이나 달탐사 계획이 머릿속에 스치고 지나 갈지도 모른다.

외계인은 지구인을 만나면 어떻게 대할까?

H G 웰즈가 우주의 전쟁에서 상상한 지구를 침공한 화성인은 지구에 적대적이었다. 스티븐 호킹박사는 지난 2010년 4월 지구인들에게 외계인들을 만나면 피하라고 경고했었다. 반면 저자인 베넷박사는 ‘우리는 모두 외계인이다’에서 외계인이 지구인에 위협을 주지않는다는 순진한(?) 생각을 내비쳤다. 그는 외계인과 지구인을 비교하면 미군 특수부대와 원시인의 대결이 될 것인데도 아직까지 (자신도 목격한 바 있는)외계인들이 지구인을 해꼬지하지 않았다며 외계인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베넷박사의 말대로 외게인의 존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긴 했는데 도대체 그 외계인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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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 자료에 따르면, 1883년 8월12일 멕시코 보니이라박사가 사카데카스 천문대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 촬영한 UFO사진이 세계최초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심지어는 우주비행사들의 우주선을 추적한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

아무렇거나 원제와 상관없이 화성에 외계인이 있었다면 그들에게 지구인도 외계인이 되는 것 아닌가? 드넓은 우주 저편에 어떤 지적생명체가 있다면 그들에게 우리는 '창백한 푸른 점' 속에 사는 외계인의 한무리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