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샌지 “오바마는 마녀사냥 중단하라” 성명

일반입력 :2012/08/20 08:45    수정: 2012/08/20 09:00

전하나 기자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㊶가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들어간 지 2개월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바깥에서 대기하고 있던 영국 경찰에 체포당할 우려 때문에 발코니 안에 몸을 숨긴 채였다. 그는 미국의 위키리크스 탄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어샌지는 19일(현지시간)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약 10분간 미리 준비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서를 통해 그는 “위키리크스는 위협에 처해 있으며 우리 사회의 건강성과 표현의 자유도 마찬가지”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옳은 일을 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위키리크스에 미 국무부 전문을 유출한 혐의로 수감돼 있는 미 육군 브래들리 매닝 일병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또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보여준 용기에 감사한다”며 망명을 허가한 에콰도르 정부에도 감사를 표했다. 이날 에콰도르 대사관 앞에는 크레이그 머리 전 주우즈베키스탄 영국 대사, 타리크 알리 작가 등 어산지를 지지하는 이들이 모여 영국 정부에 어샌지 체포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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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발표 직후, 크리스틴 흐라픈손 위키리크스 대변인은 “어샌지를 미국으로 송환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한다면 그가 스웨덴에서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샌지는 2010년 스웨덴에서 여성 2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영국 대법원이 올해 5월 그를 스웨덴으로 송환하는 판결을 확정하자 6월 19일 영국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16일 그의 망명을 허용했다.

한편 미주 35개 국가들의 협력기구인 미주기구(OAS)는 오는 24일 긴급 외교장관급 회의를 열고 어샌지 망명 문제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