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업계, 올림픽 특수 없었던 3가지 이유

일반입력 :2012/08/13 14:58    수정: 2012/08/14 08:12

봉성창 기자

지구촌 축제 올림픽도 글로벌 경기 불황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대다수 시청자들은 기존 보유한 TV로 올림픽을 시청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런던 올림픽 기간을 전후한 TV 판매량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 주요 TV 업체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그간 가전업체들은 올림픽,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특수를 누렸다. 그러나 이는 브라운관TV에서 대형 평판TV로 교체하려는 잠재 수요가 구매를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내수 경기 불황으로 양대 글로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소비심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TV 가격 하락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쉽사리 지갑을 열지 않았다.

결국 유럽 심장부인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올림픽이었지만 유럽 재정 위기로 인해 축제 분위기는 반감됐다. TV업계 올림픽 특수가 없었던 가장 큰 이유다. 이외에도 주목할만한 몇 가지 이유가 더 있다.

■우리집 TV도 이미 충분히 큰데...

대형 평판TV는 가격 대중화 이후 몇 번의 올림픽과 월드컵을 거치면서 이미 대부분 교체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인 TV 교체 주기는 평균 7~8년에 달한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40인치 대형 TV의 가격은 100만원 이하로 내려온지 오래다. 46~7인치대 제품도 100만원 중반대면 충분히 구매 가능하다.

이는 올해 상반기 이른바 통큰TV 열풍이 가격인하를 주도했다. 스마트와 3D 기능을 뺀 실속형 TV에 대한 수요가 이미 충족됐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난 LG전자 2분기 실적발표에서 정도현 LG전자 부사장은 과거 월드컵과 비교해보면 이번 올림픽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유럽시장은 경기 침체요인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선진시장은 LCD TV 보급이 상당히 이뤄져있기 때문에 특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올림픽, 꼭 TV로만 보란법 있나요?

무엇보다 올해는 스마트 올림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올림픽을 볼 수 있는 경로가 다양했다. 네이버 등 대형 포털업체들은 실시간으로 올림픽 경기를 중계하는가 하면 지상파 방송사 역시 푹(pooq)이라는 앱을 통해 무료로 올림픽을 중계했다.

삼성전자가 올림픽 기간 내내 TV가 아닌 갤럭시S3를 비롯한 스마트폰 홍보에 나선것도 이같은 변화의 흐름과 일맥 상통한다.

이밖에 여기에 대부분 주요 경기가 새벽에 열리는 애매한 시차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본방 사수 보다는 출근길에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확인하고 VOD로 경기 영상을 본 시청자도 적지 않았다.

그나마 가능성을 보인 분야는 3D 앱이다. 당초 3D 지상파 중계가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제한적이었으나, SBS가 실시간으로 3D 시청이 가능한 올림픽 관련 앱을 삼성전자와 LG전자 양쪽 모두 내놓으면서 분위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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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중계가 한창이었던 기간에 해당 앱의 하루 평균 조회수가 100만건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판매 LG전자는 올림픽 기간 동안 3D 스마트 TV 국내 판매량이 10% 가량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TV업계가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는 시대는 이미 지난 것 같다”며 “차라리 전통적인 성수기인 가을 혼수 시즌이 더 기대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