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치 태블릿은 너무 작다”고 신랄하게 비난했었던 고 스티브 잡스의 말은 진심이 아니었나.
잡스가 타계하기 전인 지난 해 초 애플의 한 임원으로부터 10인치 아이패드보다 작은 ‘7인치 아이패드’를 제안받자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과연 잡스가 강력하게 주장해 화제가 됐던 7인치 태블릿은 너무 작다는 주장의 진심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주요 외신은 3일(현지시간) 이날 애플-삼성 특허소송 법정에 제출됨 증거자료에서 '잡스가 7인치에 대해 수용적인 자세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삼성이 입수해 법원에 제출한 에디 큐 애플 부사장의 이메일에 따르면 그는 지난 해 1월 24일 스티브 잡스에게 보낸 메일에서 전년도 추수감사절 이래 보다 작은 7인치 태블릿에 대한 아이디어를 여러번 이야기 했다.
에디 큐의 이메일은 나는 왜 (10인치)아이패드를 버렸나라는 제목의 글이며, 삼성의 갤럭시를 사용해 본 결과 나는 아래의 많은 언급들에 대해 동의하게 됐습니다. 나는 7인치 시장이 있으며 우리는 이에 대처해야 한다고 봅니다. 나는 지난 해 추수감사절 이래 여러번 스티브 잡스에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에 이에 대해 매우 수용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씨넷은 특히 에디큐 이 메일에 대해 스티브 잡스는 “마지막에(the last time)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 편지내용은 애플이 구글 넥서스7과 아마존 킨들파이어를 따라잡기 위해 다음 달 께 7인치 아이패드미니를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을 더욱더 부채질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메일에 따르면 에디 큐 부사장은 지난 해 1월 당시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팀 쿡에게도 7인치 태블릿을 만들자고 주장했었다. 그는 애플의 iOS SW책임자인 스콧 포스톨과 마케팅 책임자 필 쉴러에게도 보내진 메일에서 자신은 “7인치 태블릿시장이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가 하나 만들어야 한다”고까지 강조했다.
이 메일 내용은 애플이 기존 아이패드보다 작은 7인치 아이패드를 만들려는 생각을 했고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 이런 생각을 공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타계한 스티브 잡스가 자사의 10인치 아이패드보다 작은 아이패드를 만드는 것을 신랄히 비난한 배경에 대해서도 또다른 해석을 낳을 여지를 남기고 있다.
잡스는 지난 2010년 분석가들과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공개적으로 “7인치 태블릿을 만들려면 사용자의 손가락을 4분의 1인치로 갈아서 작게 만들 사포를 함께 넣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7인치태블릿은)사용자들이 손가락으로 신뢰성있게, 밀접하게 스크린을 터치하고, 튕기고, 찝을 때 분명한 한계를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는 우리가 10인치 스크린사이즈를 중요한 태블릿 앱을 만드는데 요구되는 최소한의 사이즈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도 말했다.
잡스의 “7인치는 너무 작다”는 발언은 애플이 결코 이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말해 주는 것으로 보였지만 그는 수시로 주요 아이디어를 뒤집거나 잠재력있는 사업을 잘못 인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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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일찍 법정증언대에 선 필 쉴러 애플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애플이 시장에서 모멘텀을 유지하는 전략은 제품을 가장 크게 만들고, 광고하는데 있어서 가장 분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루시 고 판사는 3일 애플이 ‘삼성이 법정 비허용증거를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강력한 제재를 해달라’고 한 요청을 받자 이를 기각했다. 고 판사는 배심원 9명을 각각 별도로 면담해 그들이 2일 이후 언론에 등장한 ‘삼성에게 법정에서 허용하지 않은 증거’기사를 보았는지를 물었다. 배심원 가운데 한명은 인터넷헤드라인을 통해 보았지만 기사는 안봤다고 말했고 다른 모든 사람들은 여전히 편향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