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애플과 파경?…“아이폰 팔지마”

일반입력 :2012/08/02 11:03    수정: 2012/08/02 11:04

정윤희 기자

미국 이동통신사 AT&T와 애플 사이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과거 독점으로 아이폰을 출시하며 형성했던 끈끈한 관계가 삐걱거리는 징후가 하나둘씩 포착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1일 BGR을 인용해 AT&T가 일선 판매점에 “아이폰을 팔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T&T 지역 매니저들은 판매점 직원들에게 “아이폰을 사러 온 손님에게 안드로이드폰이나 노키아 루미아900 같은 윈도폰을 권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심지어 일부 지역의 AT&T 판매점 직원들은 회사에서 지급한 아이폰을 안드로이드나 윈도폰으로 교체하라는 압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지시의 효과인 듯, 올 2분기 AT&T의 아이폰 개통은 3%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2분기 AT&T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을 살펴보면 73%를 아이폰이 차지하는 등 AT&T 이용자들의 아이폰 선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도에 대해 AT&T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아이폰 판매에 브레이크를 걸라는 지시를 내린 적 없다는 입장이다. AT&T는 “아이폰은 아직도 가장 인기 있는 스마트폰 중 하나”라며 “AT&T 매장 직원들은 고객들이 최고의 단말기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외신들은 이 같은 AT&T의 행보가 지난해 아이폰 독점 판매 관계가 깨지면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AT&T는 애플 아이폰에 무리한 보조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제조사에서 일부 보조금을 부담하는 다른 휴대폰에 비해 아이폰의 경우 이통사가 보조금을 많이 얹어야 해, 판매가 많이 될수록 회사의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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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애플 영상통화 페이스타임에 대한 과금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애플은 차세대 운영체제(OS) iOS6를 공개하며 통신망을 통해 페이스타임을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페이스타임은 기존에는 와이파이(Wi-Fi)를 통해서만 사용 가능했었다.

포브스는 “AT&T가 아이폰5가 나오기 전까지 판매할 아이폰4와 4S의 재고가 부족해서 해당 지시를 내렸을 수도 있다”면서도 “이통사들이 아이폰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다른 폰에 비해 큰 상황에서 차세대 아이폰(아이폰5)에도 기존 아이폰4 등에 투입한 것과 같은 수준의 보조금을 얹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