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모바일 합병 불발에 아이폰 보조금까지……. AT&T가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씨넷은 26일(현지시간) AT&T가 지난해 4분기 67억달러의 손순실(주당 1.12센트)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억달러(주당 18센트)의 순이익을 올렸던 것과 감안하면 상당히 손실 폭이 크다.
다만 매출액은 325억달러를 기록해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섰다. 당초 월스트리트에서는 AT&T가 319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AT&T 부진의 이유로는 T모바일 합병 불발에 따른 위약금, 아이폰 보조금 과다 지급, 임직원들의 연금 산정방식 변화 등이 꼽혔다. 이 가운데 T모바일 인수 불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2위 이동통신사업자인 AT&T는 지난해 3월 4위 사업자 T모바일 인수계획을 밝히고 당국의 승인을 기다렸으나 같은 해 12월 최종 거부당했다. 미국 국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반독점법을 근거로 통신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서비스 질을 떨어뜨린다고 반대했다.
이로 인해 AT&T는 합병 불발에 따른 위약금으로 T모바일의 모회사인 도이치텔레콤에 40억달러를 지불하게 됐다. 이중 현금으로 지불한 금액만 30억달러에 이른다.
랜달 스티븐슨 AT&T 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FCC의 결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스티븐슨은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주파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에게 무엇이 허락되는지 아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AT&T는 차기 주파수 경매 계획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T모바일 인수를 통해 주파수 부족 문제를 돌파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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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보조금 지급 역시 부담이 됐다. 지난해 4분기 AT&T를 통해 개통된 아이폰은 760만대에 달해 판매 호조를 이어갔으나, 실제 무선부문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AT&T를 통해 신규 가입한 아이폰 이용자도 71만7천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랫클리프 바클레이 애널리스트는 “버라이즌과 AT&T의 실적을 종합해보면 아이폰은 애플과 소비자에게는 상당한 만족감을 주지만 이동통신사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아이폰이 잘 팔리면 잘 팔릴수록 통신사의 수익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