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의 마지막 최고경영자(CEO)였던 조나단 슈워츠가 전 직장을 인수한 오라클이 모바일용 자바의 사업기회를 망쳤다고 비판해 눈길을 끈다.
26일(현지시각) 외신은 슈워츠 전 썬 CEO가 오라클은 자바를 법정소송 무기로 쓰는 대신 혁신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 인터뷰를 게재했다.
■구글 고소하느라 혁신 기회를 잃었다
슈워츠의 해당 발언은 최근 오라클이 안드로이드를 겨냥해 구글과 진행한 자바 관련 법정싸움을 두고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인터뷰로 오라클이 모바일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지적재산권 소송에 치중하느라 혁신할 기회를 잃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오라클은 안드로이드가 자바 기술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구글을 상대로 라이선스료와 손해배상액 수십억달러를 요구하는 소송을 걸었지만 최근 패소했다. 재판과정에 오라클은 자바 기술 확보를 썬 인수 핵심목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외신은 슈워츠는 (대기업 썬 CEO에서 소형 벤처를 이끄는 변화를 겪었어도) 여전하다며 썬이란 기업명을 그 상대적으로 작은 광고예산에도 꾸준히 신문 머릿기사에 올리는데 기여하는 '선동가 문화' 그대로, 슈워츠는 컴퓨팅업계 승자와 패자를 구별하는 트렌드를 공표하길 즐긴다고 묘사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은 썬의 자바 SW를 슈워츠와 전혀 다르게 바라봤다. 자바는 프로그래밍 언어이자, 개발도구이면서, 여러 단말기에 걸쳐 구동되는 자바 프로그램을 돌리는 기반 SW까지 아우르는 대상이다. 썬은 자바를 인터넷서버와 휴대폰에 성공적으로 확산시킨 기업들의 연합을 이끌어왔다.
구글은 그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OS)를 여러 단말기에 확산시키는데 도움이 필요했을 때 거의 자바 동맹이 돼 있었다. 그러나 구글은 자바 기술에서 필요한 것만 뜯어내고 그 브랜드명이나 애플리케이션 호환성에 대한 약속을 저버렸다.
■SW사업, 남의 돈벌이에 관대해야
슈워츠도 이를 달가이 여기진 않았지만, 오라클보다 썬이 먼저 구글 안드로이드를 고소감으로 여겼다는 인식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라클은 썬을 인수한 뒤 구글을 상대로 자바API 저작권과 자바기술특허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며 고소했는데 결국 소송에서 졌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 슈워츠는 오라클의 패배를 암시하듯 구글 안드로이드는 자바API 사용권을 얻을 필요가 없다고 발언한 바 있다.
슈워츠는 썬에서 알고 있었던 바는 당시 우리 모두 자바를 도입해 여러 장소에서 수익을 낼 것이란 내부의 관심사가 실현되길 바랐단 건데, '사람들이 돈벌이를 하려 할 경우를 제외하고 내 SW를 도입해 세계 곳곳에서 쓰길 원한다'고 말할 순 없는 거다라며 난 누가 옳고 그르단 의견을 내려는 게 아니지만 내 생각에 (오라클 주장을 기각시킨) 그 판사는 매우 지혜로웠고 결과는 공정하며 옳은 듯하다고 말했다.
결국 오라클이 잘 나가는 안드로이드를 공격하기보단 모바일 부문에서 자바가 널리 쓰이도록 사업기회를 찾는데 정성을 들였어야 한다는 게 슈워츠의 생각이다. 그는 구글과 안드로이드가 보인 성과를 놓고 볼 때 자바가 더 강력한가, 취약한가 하는 질문에 그건 이제 내 영역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난 오라클이 자바에 더 투자하는 모습과 휴대폰에서 돌아가는 자바를 놓고 더 많은 일을 벌이는 것을 봤으면 했다면서 오라클에겐 그 시장에 진출해 업계를 주도할만한 기회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글 고소할 여력이면 모바일 자바 혁신했다
또 잘나가는 회사들이 그 비결중 하나로 자바 도입을 꼽곤 할 정도로 자바의 성공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썬이 투자했던, 휴대폰과 소형기기용인 자바 마이크로에디션(ME)과 호환성 문제를 경감시키는 기술 자바FX는 지금 잘 굴러간다고 말할 수 없지만 여전히 가치있는 사업이다고 덧붙였다.
슈워츠는 오라클이 안드로이드를 상대로 법정싸움을 벌이지 않고도 취할 수 있는 전략이 많았다고 본다. 소송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을 뿐이며 주주들에게 최상이 될만한 결정은 아니었단 평가다. 차라리 그럴 자원이 있었다면 훌륭한 휴대폰이나 모바일 기기 개발자용 플랫폼을 만들어 또다른 결과물을 내보일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구글이 자바 라이선스 없이 안드로이드를 만든 시점은 슈워츠가 썬에서 일할 때다. 당시 구글의 행위를 고소감으로 여겼는지 혁신으로 받아들였는지 묻자 그는 회사의 마지막 10년을 분석해볼 때 썬이 직면한 최대 위협은 최대의 기회이기도 했다며 유닉스와 리눅스의 일화를 예로 들었다.
슈워츠는 리누스 토발즈가 솔라리스 소스코드를 원했는데 거절당했고, 이후 썬에 오픈소스프로젝트 오픈솔라리스가 생겼다며 썬이 처음부터 토발즈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고 '솔라리스 코드를 이 라이선스아래 쓸 수 있게 공개하마' 했다고 상상해 보라, 그랬으면 지금쯤 그 효과가 만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발즈는 유닉스를 대신할 리눅스의 커널을 만들었고, 오늘날 리눅스업체 레드햇은 과거 썬보다 더 유력한 기업이 돼 있다. 썬이 진작에 오픈솔라리스를 개방해 유닉스의 대안으로 제시했다면 그 위상은 썬이 차지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게 슈워츠의 지적이다.
■슈워츠, 직원 3만명 다국적기업 수장에서 소규모 벤처 리더로
그는 과거 3만명에 달했던 다국적 IT기업 썬의 수장에서 물러난 뒤 현재 동료 십수명과 일하는 벤처기업 '케어존'을 이끌고 있다.
케어존은 소셜네트워크 기반 정보공유 유틸리티를 만드는 업체다. 기간제 가입을 지원하는 동명의 서비스가 형제들과 배우자 등 가까운 지인들과 모여 주요 소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 활용할만한 곳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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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존 서비스는 드롭박스, 에버노트, 구글독스같은 서비스와 비슷한 용도가 될 수 있지만 케어존은 광고 없이 완전히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안전하고 보안상 엄격하게 메모, 문서, 주소록 등을 보관할 수 있는 곳이란 설명이다. 페이스북처럼 사용자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개방돼 있거나 광고주에게 개인정보를 팔면서 얼마 안되는 매출을 거두는 방식과도 거리를 둔다.
슈워츠는 케어존에 저장한 데이터가 웹사이트, 아이폰 앱스토어, 맥 컴퓨터와 태블릿에 걸쳐 최신화되도록 유지해주면서, 서비스 연결망을 끊은 채로도 사용케하는 기능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터널이나 산간벽지 등 인터넷 접속이 안 되는 상황에도 사용자는 케어존을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