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TE 전쟁…급기야 잠수함까지 등장

일반입력 :2012/07/26 12:09    수정: 2012/07/27 08:20

정윤희 기자

이동통신사들의 음성LTE(VoLTE) 전쟁이 뜨겁다. 해남 땅끝마을에서부터 경인 아라뱃길, 지리산, 심지어 제주도 바닷속 잠수함에 이르기까지 VoLTE 홍보에 여념이 없다. 최근에는 단순 LTE 커버리지 경쟁이 일단락되면서 LTE 특화서비스와 네트워크 고도화 등이 마케팅 경쟁력으로 꼽히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다. 아직까지 전국 상용화도 되지 않은 서비스를 대상으로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VoLTE 시범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3사 모두 VoLTE 상용화 시기는 오는 9월말~10월경으로 잡고 있다.

■이통3사, VoLTE 마케팅 ‘엎치락뒤치락’

SK텔레콤은 26일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대국해저관광 서귀포잠수함’에서 잠수함과 서귀포항 사이의 VoLTE 통화 ‘HD보이스’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잠수함에 설치한 LTE 중계기와 안테나가 달린 부표를 케이블로 연결해 수심 40M까지 운행하는 잠수함 실내에서도 VoLTE를 비롯한 LTE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권혁상 SK텔레콤 네트워크부문장은 “잠수함 내 LTE 서비스 실시는 어떤 특수한 상황에서도 고객에게 변치 않는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SK텔레콤의 자신감과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0일 LTE서비스 1주년 간담회에서 지리산 중턱에 거주하는 이용자와 여수 엑스포 현장과 VoLTE 통화를 연결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LG유플러스도 VoLTE 광고에 나섰다. 세계 최초 LTE 전국망 구축의 여세를 몰아 VoLTE로 시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나 지난 25일 시작한 VoLTE TV광고는 ‘창녕 우포늪’을 배경으로 노를 저어가는 뱃사공의 모습을 통해 개척자의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즉, VoLTE 역시 LG유플러스가 선도하겠다는 메시지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VoLTE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당시 해남 땅끝마을과 VoLTE 통화를 연결해 3G 통화 대비 VoLTE의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KT는 지난 21일부터 VoLTE 전국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대학생 및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VoLTE를 지원하는 단말기를 지급, 오는 9월말까지 통화품질과 사용자환경(UI), 커버리지 등의 개선상황을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KT는 단순히 멈춰선 장소가 아닌 ‘이동 중 VoLTE’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7일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인 아라뱃길을 따라 운행 중인 차량과 올레스퀘어를 VoLTE를 연결했다. “세계 최초로 이동 중 VoLTE를 시연해 LTE워프가 해당 서비스에 가장 최적임을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강국현 KT 개인프러덕트&마케팅본부장은 “음성통화는 데이터서비스보다 더욱 안정적인 품질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끊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시범서비스 운영을 통해 더욱 완벽한 ‘HD 보이스’ 출시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VoLTE, 상용화도 안됐는데…경쟁 ‘불꽃’

다만 VoLTE의 상용화까지는 아직 약 2~3개월이 남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통사가 과열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통3사는 오는 9월 말에서 10월경에 VoLTE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단말기 역시 걸림돌이다. 현재로서는 VoLTE를 쓸 수 있는 단말기는 갤럭시S3 LTE뿐이다. 이마저도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해야 사용 가능하다. 기존 LTE폰에서는 VoLTE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

이통3사는 하반기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이 VoLTE를 지원케 하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이용자가 원활하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확산을 위한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VoLTE는 송수신자 모두가 이를 쓸 수 있는 단말기를 가지고 있어야 된다”며 “사실상 VoLTE가 지원되는 단말기 갤럭시S3 LTE 밖에 없는데다 펌웨어 업그레이드까지 해야 하므로 VoLTE 상용화가 되도 당장 이를 쓸 수 있는 이용자는 얼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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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은 “VoLTE는 이를 지원하는 단말 이용자끼리만 가능하고 무료 음성 서비스 선택지가 존재해 이용자들이 굳이 지원 단말을 살 동기가 없다”며 “이통사들이 VoLTE용 요금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점을 감안하면, 비용 측면도 파격적 유인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통3사 모두 LTE 전국망을 구축했다고는 하지만, 건물 내부 등 수직적 커버리지는 100%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VoLTE 서비스의 통화품질을 보장하지 못한다면, 이는 오히려 가입자의 불만과 서비스 이용률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