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카카오 “망사용료 내려면 사업 접어야”

일반입력 :2012/07/26 09:22    수정: 2012/07/26 10:18

정윤희 기자

“카카오 같은 회사가 망사용료까지 내려면 사업 접어야 됩니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이동통신사의 망사용료 부담 요구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만약 망사용료를 낼 경우 카카오톡 서비스를 접어야한다는 다소 강경한 표현까지 동원했다.

이 대표는 26일 박영선 의원실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인터넷 서비스업체는 서버를 통해 망에 연결하는데, 이미 (우리 형편에는) 적지 않은 금액의 회선 비용을 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톡은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보이스톡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이통사와의 사이에서 갈등이 폭발했다. 이통사는 카카오가 음성통화 서비스를 하는 만큼 망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카카오는 기존의 회선 비용 외에 별도의 망 임차비용을 내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지금 이통사들이 내라고 요구하는 망 임차비용은 음성통화 서비스를 하니까 내라고 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낸다면 대기업 외에 서비스할 수 있는 회사가 몇 개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통사가 요구하는 망사용료에 대해서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해당 사용료가 신생 기업의 혁신을 저지하고, 외국 기업과의 역차별을 유발할 것이란 주장이다. 여기에 향후 음성통화가 데이터망을 사용하는 추세로 기술이 발전할 경우에 대한 장기적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이 대표는 “보이스톡은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서비스가 아니다”고 강조하며 “보이스톡 논란을 기존의 틀로 보면 우리가 이통사의 경제 가치를 갉아먹는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카카오는 나름대로 모바일 생태계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보이스톡을 막는다고 해도 스카이프, 바이버 등 해외 서비스와의 역차별 문제가 남는다”며 “장기적으로는 음성도 데이터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이를 당장 막아버리면 m-VoIP로의 기술발전 추세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없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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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에서 이 대표는 하루에 전송되는 카카오톡 메시지 건수가 30억건이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서비스 중 가장 많은 메시지 전송 건수로, 이동통신3사의 문자메시지(SMS) 하루 전송 건수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다.

전체 카카오톡 이용자수는 전 세계적으로 5천300만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3천600만명 정도가 국내 사용자다. 실제 사용 빈도도 상당히 높다. 매일 카카오톡을 방문해 메시지를 보내는 이용자 수도 2천3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