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처리 연구만 25년”
LG전자가 스마트 기기 ‘음성인식’ 시장 패권 쟁탈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애플 이상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도발적 메시지, 언론 대상 시연 등 공격이 이어졌다.
애플 음성인식 기술 ‘시리’를 따라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1988년부터 언어와 IT 기기 접목 연구를 해왔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손진호 LG전자 미래IT융합연구소장(상무)은 23일 서울 여의도 본사서 기자들과 만나 음성인식 시장 내 회사의 역량과 위치가 선두에 섰다고 설명했다.
비장의 카드는 ‘베르니케’라는 생소한 이름의 기술로써 사전적으로 뇌에서 말을 이해하는 영역을 뜻한다. 언어를 이해해 말을 할 때 가장 근접한 기억에 비추어 답을 찾는 뇌의 기술을 스마트폰에 담았다는 내용이다. 기존 대비 문장이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이를 탑재한 솔루션이 ‘Q보이스’다.
예컨대 “여의도와 광화문 지도 검색”과 같은 기계적 명령문 외에 “여의도에서 광화문 가는 길 알려줘”와 같이 일반 대화체로 말해도 지도가 바로 연결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LG전자가 삼성전자 ‘S보이스’와 애플 ‘시리’ 등 경쟁 음성인식 기술도 함께 시연했다는 것. 결과는 베르니케를 탑재한 LG전자 ‘Q보이스’의 압승. “미리 LG전자에 유리한 질문만 설정한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기술의 우위”라고 답했다.
기술적 논란은 차치, LG전자의 공격적 마케팅이 더 강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기술은 앞섰는데 시장에서 잘 못 알아준다’라는 불만(?)이 감지되는 것이 사실이다. 음성인식 부문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로 몰아가는 시장 분위기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LG전자의 언어 처리 연구 역사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0~90년대 단순 단어인식에서부터 2000년대 음성합성, 음향기술 등 기반을 다져왔다. 2006년부터 시각장애인 전용 ‘책 읽어주는 폰’을 만들었고, 스마트TV와 로봇청소기 등에도 음성 검색을 탑재했다.
손 상무는 “20년 이상 축적한 언어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경쟁사들과 비교해 LG전자 음성인식이 뛰어나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LG전자의 공격이 시장에 어느 정도 먹힐지는 아직 미지수.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 선두를 다투는 가운데 LG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도 고전하는 모습이다. 아직 갈 길이 험난하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LG전자는 Q보이스를 이달 중 한국어로,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는 내년부터 내놓을 계획이다. Q보이스가 LG전자 구원투수 역할을 제대로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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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보이스?
LG전자의 기존 음성인식 서비스 ‘퀵보이스’의 바뀐 이름으로써 어떤 질문(Question)이든 빠르게(Quick), 제대로(Quality) 처리한다는 뜻의 알파벳 앞 글자 Q를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