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렌탈사업 진출, 그런데 가격이

일반입력 :2012/07/23 11:06    수정: 2012/07/23 11:16

봉성창 기자

11번가가 물건을 빌려주는 렌탈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비싼 비용으로 인해 얼마나 소비자들의 반응을 불러일으킬지는 미지수다.

SK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대표 서진우)는 렌탈 서비스 사업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24일부터 디지털TV를 비롯해 노트북, 데스크톱PC, 냉장고, 세탁기 등 맞춤형 패키지 렌탈 상품을 월 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렌탈 기획관 ‘렌탈의 품격’을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대표제품으로 내놓은 LG전자 47인치 3D 스마트TV(모델명 47LM5800)의 월 렌탈료는 6만6천원이다. 소비자가 총 부담해야하는 금액은 236만6천원이다.

반면 해당 제품을 11번가에서 일시불로 구매할 경우 가격은 128만4천원이다. 무려 두 배 가까운 가격 차이가 난다.

물론 렌탈제품은 돈을 일시불로 내지 않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러나 일시불 가격을 원금으로 놓고 36개월간 복리로 계산하면 이자율이 약 41%에 달한다. 법으로 정한 최대 이자인 39%보다도 높은 셈이다.

이와 함께 11번가는 조립PC 제품도 렌탈 제품으로 선보였다. 월 렌탈 비용은 3만9천400원으로 36개월 납입시 총 141만8천400원을 지불해야한다. 이 PC제품은 인텔 2세대 샌디브릿지 i3코어 프로세서와 4GB메모리, 500GB 하드디스크를 탑재했다.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S450SE가 장착됐다. 모니터는 23인치 중소기업 제품이 포함된다.

해당 제품은 지난달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출시된 가운데 이전 세대 제품을 활용한 것을 비롯해 전체적인 사양이 중급 이하 제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한 PC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시불로 구매할 경우 윈도7 홈 프리미엄이 탑재되는 점을 감안해도 결코 70만원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 1만3천900원에 100대 한정으로 제공하는 PC 역시 사양 대비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윈도XP와 셀러론 CPU가 탑재되고 모니터와 외장 그래픽카드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3년간 50만400원을 내야한다. 100대 한정이 아니더라도 가격적 메리트가 거의 없다는 것이 대부분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11번가 관계자는 “렌탈과 할부는 근본적인 개념 자체가 다르다”며 “3년동안 소유권이 렌탈 업체에 있는 만큼 고장 시에는 3년간 무상 AS가 이뤄지는 혜택이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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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계약 기간 중 중도 반납할 경우 사용 개월수에 따라 별도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렌탈 서비스의 장점도 퇴색된다는 지적이다. 과거 일부 대형마트에서도 이러한 렌탈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울러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고가의 악기, 유모차, 도서 등 상품을 추가해 총 20여종의 렌털 서비스 라인을 갖출 계획”이라며 “이외에도 PC방과 상점 등 기업 고객 대상으로 ‘데스크톱PC’ 등 렌탈 사업도 8월 중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