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의 부진이 반도체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텔, AMD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 상승, 보합을 유지했던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들어 처음 하락세로 반전했다.
3분기까지 PC 시장 호재가 없다는 점에서 이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의 당분간 고전이 예상됐다.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PC 시장에 대해 성장률이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초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그룹은 PC 시장 전망 자료에서 2분기 출하량을 총 8천750만대로 제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0.1% 줄어든 수치다.
미카코 기타가와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7분기째 한자릿수의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불확실성 속에 PC 구매 심리 위축이 PC 출하량 증가 둔화에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타가와 연구원은 “작고 얇은 노트북, 울트라북 시장이 기대되지만 규모가 작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PC시장 호재 실종…인텔 전망치 하향
시장조사업체 IDC도 PC 시장 둔화에 대해서는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IDC 김태진 연구원은 “PC 시장은 경기에 민감해 영향을 받고 있다”며 “연말까지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이고 연간으로 보면 당초 예상치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인텔은 2분기 재고 증가와 함께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AMD도 19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낮췄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PC 시장이 저조해 본사 차원에서 예상치를 낮췄다며 오는 10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8이 나오면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인텔은 올해 연간 매출 성장률을 전년대비 3~5%로 낮췄다. 연초 한자릿수 후반대 성장률보다 소폭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3분기 실적 전망치도 증권가 예상치 146억달러보다 낮은 143억달러로 제시했다. 인텔 실적은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증권업계는 인텔의 2분기 재고가 아이비브릿지 등의 재고가 쌓이며 전분기 대비 9% 가량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는 씨티그룹을 인용해 “총 수익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며 “재고 수준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그만큼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AMD도 마찬가지다. AMD는 19일 실적발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한자릿수 초반으로 낮췄다. 올해 초 5%보다 낮아진 수치다. AMD코리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세계 경기가 안좋은 가운데 PC 시장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PC용 D램 8월까지 가격 반등 “어려워”
PC용 D램 가격 상승세도 이달 초 꺾였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달 상반기 PC용 DDR3 2Gb 1333MHz 고정거래가격은 1.11달러로 지난달 하반기 대비 5.11% 하락했다. 지난 연말부터 보합, 반등, 보합을 유지해왔던 추세가 8개월만에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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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까지는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변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업황 둔화는 부진한 PC 수요에 기인한다”며 “다음달에도 D램 수급의 큰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고 따라서 다음달 가격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변 연구원은 다만 “공급증가율 감소에 따른 D램 수급 개선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번 분기 후반부터는 수급상의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