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실버라이트 기술은 회사가 지난달 내놓은 윈도폰8 아폴로 버전으로 '사망선고'를 받았다. 회사가 실버라이트를 윈도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기술로 제시해왔지만 이전판인 윈도폰7.5 망고를 넘어선 생태계 확장은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실버라이트는 앞서 데스크톱용 리치인터넷애플리케이션(RIA) 기술로써 HTML5에 대체될 것이란 시한부 판정을 받은데 이어 윈도폰용 앱 개발 기술로도 수명을 다한 것으로 평가된다.
윈도폰8 아폴로는 개발자들에게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PC간 경계를 오가기 쉬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아폴로가 MS의 최신 스마트폰 플랫폼이면서 태블릿과 PC용 운영체제(OS)의 핵심기술 '커널'을 함께 쓰는 덕분이다. 윈도8과 파일시스템, 그래픽 처리기술, 네트워크 지원, 보안 관련 기능을 공유한다.
또 아폴로는 C 또는 C++ 기반 네이티브 앱을 돌릴 수 있다. 오토데스크의 스케일폼이나 하복의 비전 엔진같은 전문 게임 개발용 미들웨어까지 지원한다. 고성능 하드웨어를 활용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게임 앱을 만들어 돌리기에 유리하단 얘기다.
■망고냐 아폴로냐…개발자 딜레마
아폴로 등장 이전까지 윈도폰 앱은 네이티브 코드를 못 돌렸다. 윈도폰7.5 망고용 앱은 MS가 데스크톱 시절 어도비 플래시 대항마로 만든 실버라이트와, N스크린 리치 애플리케이션 환경인 닷넷 프레임워크, 또는 X박스 게임개발 프레임워크 XNA 기반이다.
지난달 알려진 윈도폰8은 윈도8에 탑재된 프레임워크 'WinRT'를 함께 씀으로써 향후 최신 운영체제(OS)를 품고 출시될 태블릿, PC와 호환되는 앱을 만들기 수월해졌다. 지난 4월 MS가 윈도폰8 플랫폼의 변화에 대해 함구중일 당시 일각에서는 그 OS가 실버라이트와 XNA 기술을 아예 지원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엄밀히 말해 윈도폰8 아폴로용 앱 개발자들은 실버라이트와 XNA를 쓸 수 있다. 다만 '권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 기술은 현재까지 쌓여온 윈도폰 마켓플레이스에 등록된 10만개 앱을 윈도폰8에서 돌리기 위해 남은 것으로 이해된다.
실버라이트와 XNA를 써온 기존 윈도폰 앱 개발자들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윈도폰8 아폴로 신기술을 활용하거나 윈도8과의 연계를 고려한다면 기존 개발 언어와 프레임워크를 포기하는 게 나아 보인다. 하지만 이는 현재까지 출시된 윈도폰7.5 이전 단말기 사용자 기반을 포기하는 셈이 된다. MS는 기존 사용자를 위해 윈도폰7.8 업데이트를 제공하지만 알맹이는 크게 바뀌지 않아 아폴로에 맞춘 앱을 돌리지 못한다.
■플래시처럼 실버라이트도 모바일 철수
실버라이트를 쓸 수 있는 환경은 x86 프로세서 기반 윈도용 인터넷 익스플로러(IE) 브라우저 플러그인과 윈도폰7.5 망고 이전 단말기용 앱 개발 플랫폼 정도다. 윈도8과 윈도폰8 메트로 환경의 IE10 브라우저는 플러그인을 아예 못 쓴다.
MS는 웹 영역에서 진작부터 실버라이트를 HTML5로 대체할 생각이었고 잠시 모바일 앱 개발 기술로 전용했다가 그마저 포기한 모습이다. 이는 어도비가 플래시 플러그인 지원을 윈도와 맥PC에만 예고하며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버전 지원 중단을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만 MS는 모바일에 앞서 데스크톱용 실버라이트 먼저 포기하는 수순을 밟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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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트는 향후 일반적인 소비자용 모바일기기 사용자나 그 시장을 겨냥한 개발자들의 앱 개발 시나리오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기존 기업환경에 구축된 업무용 리치애플리케이션 또는 데스크톱 기반 웹 환경을 지원하는 컨슈머 서비스 영역에서 명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5월 MS는 실버라이트5.1 버전을 조용히 내놨다. 보안문제와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애플리케이션 권한 상승 실패 등 오류 잡기에 초점을 맞췄다. 향후 버전에 대한 로드맵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기술 지원 시점은 오는 2021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