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구글에서 선보인 음성검색 서비스에 맞서기 위해 아마존과 손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는 iOS에 탑재한 인공지능 비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리의 연계 서비스를 점차 확충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묘사된다.
주요 외신은 4일(현지시각) 애플이 해마다 시리에 수직계열화할 기술을 쌓아가면서 아마존과 손잡고 전자상거래에 특화된 기능도 선보일 수 있다는 파이퍼제프리 분석가 진 먼스터의 투자노트를 인용 보도했다.
먼스터는 우리는 (애플의) 미래 협력사가 누군지 모르지만 상거래 분야에서는 아마존, 이베이, 리빙소셜, 그루폰과 손잡는 게 이치에 맞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는 애플이 자사 운영체제(OS)에 내장된 구글 관련 서비스와 기능들을 점진적으로 대체하려는 행보로도 이해된다. 최근 회사가 iOS5까지 탑재됐던 구글맵스를 대신할 자체 지도를 iOS6에 담아 선보인 움직임의 연장선이란 얘기다.
당시 애플은 자체 지도와 함께 지역 상권 리뷰사이트 '옐프'와 협력을 알림으로써 iOS 사용자들에 대한 구글의 입지를 좁혀갈 뜻을 분명히 했다. 모바일OS에 내장되는 지도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지역기반 매장 검색, 위치기반 쿠폰제공 등 상업서비스 연계를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쓰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구글 사업모델에서도 지역검색분야는 중요한 영역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애플처럼 옐프같은 타 업체와 손잡고 매장정보 등 서비스를 직접 보여주면 iOS 사용자들이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구글 검색을 쓸 이유가 하나 사라진다. 가능한 많은 검색요청을 받아들이고 광고 노출횟수를 늘려야 매출이 커지는 구글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검색 횟수가 줄면 광고 노출기회뿐 아니라 상업적인 측면에서 서비스 경쟁력도 깎인다.
사람들이 구글 검색을 통해 상품이나 매장에 대한 정보를 찾는 이유중에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구글은 검색결과에 사용자 의도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광고로 사업자들의 직접적인 매출 발생을 돕기도 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같은 업체들 매출은 구글 검색에도 상당히 의존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그런데 애플이 분석가의 관측대로 아마존이나 이베이와 손잡으면 그들의 구글 의존도는 줄어들 수 있다. 애플에게 시리와 같은 인공지능 개인비서가 사용자 의도에 맞는 상거래 정보를 그 파트너로부터 직접 찾아주도록 만들 이유는 충분하단 얘기다. 이게 실현되면 제휴 전자상거래업체들이 구글에 의존하는 비중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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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애플 시리가 이같은 역할을 하기에 충분치 않은 수준일 수 있다. 이는 구글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점이다. 또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사용자들은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있을 때 단말기에 대고 소리내 말하기를 꺼린다는 문화적인 걸림돌도 있다. 이런 사정은 국내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외신 분석에 따르면 애플 시리가 당장 구글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플은 예전부터 그래왔듯 시리를 점차 쓸모있고 강력하게 다듬어갈 테고 결국 큰 위협이 되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