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연내 화이트OLED 대결 무산

일반입력 :2012/06/28 13:44

송주영 기자

삼성이 당분간 AMOLED에서 RGB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OLED TV 시장을 놓고 겨루게 될 디스플레이 업계 세계 1, 2위 삼성, LG간 초기 시장 격돌은 RGB와 WRGB 방식 간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관련업계는 삼성의 연내 WRGB 방식의 TV는 없을 것이라는 발표에 이어 연내에는 출시 이전단계에 해당하는 설비 투자움직임도 전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 투자가 없다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제품이 나오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LG는 WRGB 방식을 일정 기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삼성은 RGB, WRGB 두가지 방식에 모두 투자할 것으로 전망돼 왔다.

■삼성 vs LG OLED TV 다른 기술로 승부

RGB와 WRGB의 차이는 흰색 칼라필터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RGB는 적색, 녹색, 청색의 유기물을 증착시켜 OLED 패널을 구현한다. 유기물 증착으로 색을 내 '진정한 OLED' 기술로 평가받는다. 반면 대형화 기술 구현이 어렵고 WRGB 방식 대비 양산 투자 비용이 더 크다는 단점이 있다.

RGB와 비교되는 WRGB는 흰색 칼라필터를 통해 색을 구현하는 방식으로 빛이 필터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이론상 선명도가 떨어진다고 지적됐다. 반면 기존 LCD 투자를 이용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다.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RGB 대비 WRGB 투자는 1/3 수준에 불과하다.

올들어 삼성전자는 라스베이거스전자쇼(CES2012)에 RGB기술로, 그리고 LG전자는 올해 우리나라 WIS 행사에서 WRGB라는 각기 다른 기술을 적용한 OLED TV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의 WRGB TV는 아직 나온 적이 없지만 초기 시장에서는 RGB방식 TV만큼이나 WRGB의 장점도 인정받고 있다.패널업계 관계자는 “RGB 방식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높은 불량률을 감수하거나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생산속도를 1/10로 늦춰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판 WRGB는 언제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WRGB로의 투자방향을 정하고 관련 기술을 통해 하반기 제품 양산에 나선다.

삼성 역시 RGB 방식에 이어 WRGB 방식도 기술 개발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의 패널 개발 뿐만 아니라 OLED로 협력하고 있는 장비사들도 RGB 뿐만 아니라 WRGB에 필요한 일부 장비를 개발해 삼성이 어느 기술을 택하건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왔다.

하지만 최근 삼성 관련 협력 장비사들은 당분간 WRGB보다는 RGB 방식으로 장비 매출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적어도 연내에는 WRGB 투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 초까지도 빨라야 파일럿 라인 정도로 양산 라인은 구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OLED 장비는 발주부터 양산까지 긴 기간이 걸린다. 삼성이 상반기 WRGB를 내놓으려면 발주가 시작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라인의 경우도 10개월 가량 긴 기간을 보고 있다. 테스팅 기간이 3~4개월로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화이트OLED와 관련 라인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미 연내 WRGB 출시는 없다고 공식 선언한 바 있다. 삼성전자 김현석 부사장은 지난달 OLED TV 양산용 제품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올해는 WRGB로 가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그 시한을 연내로 한정해 내년 삼성의 OLED TV 전략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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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도 WRGB 기술을 적용한 삼성의 OLED TV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은 당분간 대형화 TV에 대한 기술 검증을 통해 2~3년 후에다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OLED TV 시장에 대응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관련업계는 삼성이 WRGB 방식의 투자를 연기한 것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OLED TV 장이 열리기까지 기술 검증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관계자는 WRGB 방식에 대한 연구개발은 꾸준히 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