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목표는 삼성전자가 산업재해의 책임을 인정하고 정당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
20일 오후 두시. 서른명 남짓의 외국인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 모여 피켓 시위를 열었다. 그들의 가슴팍에는 더 이상 죽이지 마라라는 문구가 한국어와 모국어로 쓰여 있었다.
이날 집회는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 인권모임인 반올림이 홍콩, 대만, 미국 등 각지에서 모인 시민 운동가들과 함께 마련한 자리다.
이들은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천주교 수원대리구청에서 열린 '전자산업 노동권과 환경정의를 위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노동권과 환경을 훼손해 온 세계 전자산업의 문제점을 논의한 후, 국제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 전자산업 노동권과 환경정의를 위한 국제 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연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기술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국제운동(ICRT)' 코디네이터 테드 스미스 씨는 삼성전자 말고도 애플이나 HP, IBM 등 노동 환경에 문제가 있는 기업을 상대로 그동안 시위를 해왔다면서 폭스콘 노동 문제를 지적 받은 애플도 여론에 밀려 결국 잘못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다른 글로벌 기업과 달리 직업병 피해 노동자와 가족들에 대한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기업들은 모두 산업재해나 노동환경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있지만, 유독 삼성전자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커버린 삼성이 많은 젊은이들의 죽음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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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장서 일하다 백혈명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처음 제기한 산업재해 인정소송은 현재 3차 행정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 10개국 36개 단체에서 참석한 활동가들은 오는 22일까지 국내에 머물며 계속해 전자업계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