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화제가 된 ‘제주도 심령사진’의 정체가 밝혀졌다. 사진 속 인물은 유령도 20년 전 사망했다는 일본인 관광객도 아니었다. 현재 미국에서 거주 중인 음악 프로듀서로 드러났다. 이를 뒤늦게 확인한 MBC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방송 조작’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방송분은 지난 12일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TV특종 놀라운 세상’이다. 이날 해당 방송은 ‘사진 속 미스터리한 형체’라는 제목으로 한 시청자가 제보한 사진을 소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제주도 바다를 풍경으로 절벽 앞 울타리에 걸터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제보자와 그 뒤쪽으로 긴 머리에 검은색 옷을 입은 희미한 사람의 형상이 함께 찍혀있다.
방송은 이 괴상한 형체가 20년 전 같은 장소에서 사고로 죽은 일본인 관광객의 얼굴과 닮았다며 그의 원혼(귀신)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추락사한 일본인의 생전 사진까지 증거로 제시했다.
방송이 나간 뒤 충격에 빠진 시청자들은 몇일 동안이나 해당 사진의 조작 가능성에 대한 갑론을박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지난 15일 한 누리꾼이 ‘카즈 우즈노미아’라는 음악 프로듀서의 페이스북 계정을 소개하며 그가 방송에서 고인으로 소개된 인물이라고 주장해 조작설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논란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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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한치의 거짓도 없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이던 제작진이 결국 실수를 인정하는데 이르렀다. 지난 18일 MBC 특종 놀라운 세상 제작진은 홈페이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려 “(해당 사진에 대해) 전문가의 자문, 전문기기로의 검증, 여러 사람과의 인터뷰 등 충분한 절차를 거쳐 조작되지 않은 원본임을 거듭 확인했으나 촉박한 제작 일정 속에서 ‘일본인 관광객 사망 사건’을 취재하다 보니 고인의 사진을 입수하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확인 절차를 하지 못했고 그 결과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분들에게 실망과 혼란을 드린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진 속 생존 인물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접촉 중이다”고 말했다. 또 “사진의 진위여부를 의심받아 제보자가 힘들어 한다”며 그에 관해서는 의심과 오해를 거둬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