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쇼크, 증시로...32년만에 1000엔 붕괴

일반입력 :2012/06/04 17:30    수정: 2012/06/04 18:10

이재구 기자

세계적 가전의 대명사였던 소니가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뉴스위크는 소니가 3일 개장된 도쿄증시에서 2.3% 떨어진 990엔에 거래되는 최악의 주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32년만에 최악의 주가를 기록한 소니는 이날 10시50분께 주당 1천엔선을 회복했지만 쇼크였다.

이는 올림푸스주가가 같은 시간에 1천269엔이었던 점과도 비교돼 눈길을 끈다.

소니가 주가 1천엔 밑으로 떨어진 것은 1980년 8월7일 이래 처음있는 최악의 주가여서 투자자들에게 충격 그 자체다. 소니는 지난 2000년 3월 주당 1만6천950엔을 기록한 바 있어 이번 1천엔대 미만의 주가가 얼마나 추락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소니는 이미 지난 1958년 도쿄증시에 상장한 이래 4년연속 손실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손실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올렸다. 또 이날 주식 시가총액은 지난 2000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인 130억달러로 떨어졌다.

최악의 소니 주가 하락은 인기 가전제품의 산실인 가전왕국 소니가 지난 수년간 더 이상 인기 신제품을 내놓지 못한 것이 최대 요인이다. 게다가 미국의 경기부진과 유럽의 금융위기로 엄청나게 강해진 엔화환율도 소니의 회복계획에 발목을 잡고 있다.

보도는 이에따라 일본 최대 가전업체 소니는 올해 들어서만도 미국의 부진한 경기회복세,중국시장 성장세 부진, 유럽의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28%나 주가가 하락했다고 전했다.

소니, 더 이상 인기 신제품 없어 몰락 자초

소니가 최고의 주가를 기록한 시점은 이데이 노부유키가 소니 CEO를 맡던 시점이다. 이 시점은 절정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오가 노리오 CEO가 자리를 넘긴 지 2년째다.

소니는 세계 최초로 카세트플레이어, 비디오카메라,CD플레이어 등을 만들어낸 인기 전자제품의 산실이고 트리니트론이라는 전자총 3개를 사용한 브라운관 TV의 왕좌를 2000년초반까지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후 소니는 신제품을 내놓지 못해 온데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TV를 준비하고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가 TV시장을 빼앗겼고, 아이팟이 워크맨을 대체하더니, 2007년 이래로 휴대폰까지 완전히 잠식당했다. 콘솔게임의 대명사 플레이스테이션도 경쟁사 MS의 등장과 함께 온라인게임의 인기로 맥을 추지 못했다.

히라이 가즈오가 지난 4월 새로이 CEO로 등장했으나 9년연속 적자인 주력 TV사업을 흑자로 되돌리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소니투자자들의 우려는 깊어졌다.

와타나베 다카시 골드만삭스그룹 분석가는 “소니의 부진한 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확신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니의 TV사업부 재편이 이뤄지더라도 스마트폰과 게임부문의 계획은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세계경기부진 따른 엔화강세도 발목

일본 엔화는 지난 주 유로당 95.60엔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0년 11월30일이래 가장 강세를 보인 것이다. 또 미화 환율도 1일자로 달러당 77.66달러로 지난 2월 14일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마미 이마다 소니 대변인은 “소니는 유로하락에 따라 연간 60억엔의 영업손실을 보며, 유로약세에 따라 1엔이 하락할(강세를 보일)때마다 100억엔의 매출손실을 본다”고 말했다.

또 미달러 대비 엔이 1엔 하락할 때마다(강세를 보일때마다) 소니는 500억엔의 판매손실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와카베이야시 케이타 미토증권 분석가는 “수개월 전 소니가 회복계획을 세울 때에 비해 엔화가 엄청나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엔화강세가 현재대로 간다면 소니의 개혁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니는 유로당 105엔, 달러당 80엔 환율을 기준으로 올해 연간 300억엔 순익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히라이의 소니, 과연....

가즈와 히라이(51)가 지난 4월 1일 하워드 스트링어의 바톤을 이어받어 소니의 수장으로 오른 이후 그는 소니의 시가총액이 42%나 하락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공장의 홍수피해 등으로 인해 자사의 브라비아 TV가 손실을 기록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또 해커가 소니의 엔터테인먼트부문을 해킹해 고객정보를 털어가는 모습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하워드 스트링어를 대신해 사과한 바 있다. 소니는 지난 3월 끝난 회계연도에 59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TV사업부는 지속적인 제품가 하락과 삼성,LG전자에게 시장을 빼앗기면서 손실폭을 늘렸다.

소니는 지난 1958년 도쿄증시에 상장한 이래 4년연속 손실을 기록하면서 최악의 손실이라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올리게 됐다.

소니의 시가총액(시총)은 지난 2000년 1천250억달러였으나 이제는 그 10%수준인 130억달러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애플의 시총 5천250억달러, 삼성전자의 1천500억달러와 극명하게 비교되면서 그 위상을 말해준다.

소니의 일본내 경쟁자인 파나소닉,샤프,도비바 등도 주당 1천엔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올림푸스는 2.4%하락했지만 이날 10시50분 현재 1천269엔을 기록해 소니,파나소닉,샤프, 도시바보다 더 높았다.

회사 신용도도 잇따라 추락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소니의 장기신용등급을 지난 2월 BBB+로 3번째 투자등급으로 매기면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S&P는 이 당시 “대규모 가격잠식‘ 및 ’심각한 경쟁‘ 등의 표현을 써가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소니에 대한 평가등급 하향은 무디스투자서비스와 피치평가가 소니의 이익을 내지 못하는 TV사업의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에 뒤따라 나왔다.

소니의 부채는 지난 회계연도 결산시점인 3월31일 기준으로 전년보다 8% 증가한 10조8천억엔에 이른다. 반면 주식은 15% 하락한 2.5조엔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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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이는 1만명 감원, 화학사업부 매각, TV사업부 재편 등을 통해 소니를 정상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회사의 배터리 사업부에 대한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레이스테이션게임을 살리면서 명성을 얻은 히라이 CEO는 지난 4월 12일 디지털카메라,게임,모바일기기를 통해 소니를 재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