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쿡, “미국서 제품 생산하고 싶지만...”

일반입력 :2012/05/31 13:57

손경호 기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에서 부품은 물론 완제품 조립까지 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으나 미국 지디넷은 이를 두고 기업 논리로 따졌을 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올씽스디지털 컨퍼런스에 참석한 팀 쿡 CEO가 “더 많은 부품생산은 완제품 조립까지 미국 현지에서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는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애플이 이를 부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은 사업성도 없을뿐더러 노동유연성·성실성·숙련도 등에서 해외 생산공장에 비해 뒤처진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지디넷은 “폭스콘 등 해외 노동자들이 8천명 규모의 기숙사에 살면서 한 밤 중에도 12시간 교대근무를 하며 애플이 설계한 아이폰을 생산해내는 일을 미국 노동자들이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당장 노동조합이 들고 일어날 것이고, 업무를 대신할 노동자를 찾기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는 애플뿐만 아니라 GE 등도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디넷은 제프 이멜트 GE CEO의 말을 인용, “미국은 점점 자국회사들이 더 사업하기 어려운 곳이 돼가고 있다”며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는 점이 개인에게는 좋아도 비즈니스에는 나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문은 미국이 실제로 애플의 조립공장을 유치하기를 바라는가하는 점이다. 보도는 미국이 실제로 인권이나 삶의 질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경쟁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이어서 “메이드인U.S.A.(Made in USA)’는 좋은 구호지만 나이브한 말이기도 하며, 글로벌 기업들에게는 불필요한 전략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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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외신은 팀 쿡의 발언이 최근 들어 폭스콘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실태지적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발언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 지디넷은 만약 애플이 미국에서 생산하기를 원한다면 팀 쿡만을 압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델·HP·소니 등 경쟁사들까지 (자국 인력을 많이 활용하도록) 하지 않는 이상 애플이 모든 제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