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 해결, 정부와 학교 공조체제 절실”

일반입력 :2012/05/29 14:37    수정: 2012/05/29 17:01

전하나 기자

“게임은 규제가 아니라 교육이 필요하다.”(학생)

“학교가 게임에 대한 아이와 부모 갈등의 해결사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학부모)

“학생들이 다양한 놀이문화 대안을 찾아낼 수 있도록 정부가 여러 선택지를 제시해야 한다.”(교사)

“정책적으로 게임을 발전시키는 한편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법을 찾겠다.”(정부 관계자)

29일 서울 용산 디지텍고등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게임 정책 간담회. 이날 자리한 학생, 학부모, 교사, 정부 관계자는 게임 정책 방향성에 대해 다소 이견을 보이면서도 정부와 학교가 긴밀한 공조 체제를 구축하고 함께 현안을 풀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학생들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들어줄 것을 요구했고 학부모들은 자녀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혜안을 요청했다. 정부는 제도 수립 과정에서 이들 정책 당사자의 이야기를 더 열린 자세로 듣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학생들은 학교 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책적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다. 이 학교 3학년 마대용 학생은 “12년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게임과 관련한 실질적 정보 교육은 받아보지 못했다”면서 “성교육처럼 게임도 주기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학생은 “게임도 TV나 영화처럼 문화이고 여가생활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면서 “다른 매체처럼 다양한 장르가 존재하고 순기능, 역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캠페인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교사들은 보다 구체적인 안건을 제시했다. 윤희선 교사는 “사실 기능성 게임 등 유익한 게임도 많이 있는데 일선 교사들도 그런 정보가 부족한 면이 있다”며 “관련 부처가 이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주면 학교 지도 차원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e스포츠 동아리를 야구부, 축구부처럼 학원 스포츠로 인정해주고 학교 대항전 등을 개최하면 학생들이 게임을 집 밖에서 선후배들과 즐기는 운동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 이용자가 게임을 하루 쉴 경우 게임 회사가 경험치나 아이템을 2배로 제공하는 식으로 자율 규제를 권장할 수 있다는 이색적인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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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용 교사는 “학생들이 게임을 오래 많이 하는 이유는 시간을 투자한 만큼 보상이 돌아오기 때문”이라면서 “게임 업체는 청소년에 한해 게임 이용 시간을 줄일 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방법을 고려하고 정부는 이를 유도하는 지원책을 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문화부 곽영진 1차관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게임은 공통된 합의에 의해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산업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부모와 자녀, 교사와 학생간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관련 정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청취한 의견을 종합해 향후 정책에 적극 반영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