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I) 프로젝트는 통상적으로 사용자당 80만~120만원 수준으로 예산을 책정한다. 프로젝트 규모가 클수록 사용자당 도입가격은 줄어든다. 이는 일반 기업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데스크톱PC, 노트북 등의 가격과 유사한 수준이다.
VDI는 각 직원에게 지급됐던 CPU, 메모리, 하드디스크 등을 중앙의 데이터센터로 한데 모으는 것이다. PC용과 서버용 CPU의 가격이 같을 수 없고, 디스크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성능을 내려면 기업 내 백본 네트워크 인프라도 대폭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일반 사용자에게 지급되는 씬클라이언트나 제로클라이언트의 가격자체는 PC보다 저렴하지만 전체적인 구축 비용은 PC지급 수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 때문에 무턱대고 VDI 프로젝트를 대규모로 기획했던 기업들은 구축 과정에서 계속 늘어나는 투자비용에 사업 자체를 포기하기 쉽다.
무엇보다 VDI프로젝트의 구축비용을 키우는 요소는 스토리지다. 어떤 스토리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VDI프로젝트의 단가가 결정된다. 여기서 스토리지 프로토콜의 대결이 시작된다.
■1차 대결, FC SAN이냐 NAS냐
VDI를 위한 스토리지 프로토콜의 첫번째 대결은 FC SAN과 NAS 간 벌어졌다.
초기 VDI프로젝트는 SAN 중심이었다. 데이터 전송과 성능 안정성에서 SAN이 앞도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AN은 장비 자체의 비용도 비싸 증설하기 쉽지 않다.
이후엔 이더넷을 이용하는 네트워크 스토리지(NAS)가 주목받았다. SAN에 비해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하지만 NAS는 데이터의 안정성을 100% 보장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후의 해법으로 SAN과 NAS를 혼용하는 방법이 도입됐다.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설치 영역을 SAN으로, 사용자 데이터 저장 영역을 NAS로 구성한다. 빠르게 증설해야 하는 데이터 영역을 NAS로 하는 만큼 증설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네트워크에서 문제가 생긴다. 서버와 스토리지를 연결하는 방식이 복잡해지고, 비용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와 I/O통합
SAN과 NAS의 대결에서 승자는 없었다. SAN과 NAS를 적절히 혼합하는 사용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와 함께 한 장비에서 SAN과 NAS를 모두 지원하는 유니파이드 스토리지가 주목받았다.
SAN과 NAS를 장비 하나에서 모두 지원한다는 발상은 I/O 자체를 통합하는 수준으로 이어졌다. 어떤 식으로든 서버와 스토리지가 FC 프로토콜을 유지하는 한 케이블이 복잡해지고 서버의 NIC, HBA 카드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I/O통합의 첫 시작은 iSCSI 프로토콜이다. TCP/IP 프로토콜에 SCSI 명령어 세트를 매핑해 전송한다. IP 네트워크를 이용한 SAN 환경이라 볼 수 있다. 또 다른 통합 프로토콜은 FCoE다. FCoE는 물리적으론 이더넷망을 사용하지만 FC SAN 프로토콜을 그대로 사용한다.
2차 대결은 FCoE와 iSCSI의 구도다. 그러나 두 프로토콜 역시 저마다의 장단점을 갖고 있다. FCoE는 기존 스토리지와 동일한 명령어를 사용하면서 데이터 전송의 안정성이 높지만, iSCSI에 비해 비싸다. 반대로 iSCSI는 FCoE보다 싸지만, 데이터 안정성이 부족하다.
이는 근본을 이루는 FC SAN과 TCP/IP의 데이터 전송방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FC는 데이터를 전송할 때 받는 쪽에서 준비를 완료해야 전송한다. 연결이 끊어지면 전송하지 않는다. 반면, TCP/IP는 기본적으로 받는 쪽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무조건 데이터를 보내고, 받은 쪽에서 받았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재전송한다.
■TCP/IP의 불안함, VDI에 맞나
TCP/IP를 사용하는 스토리지는 필연적으로 데이터 유실 우려가 있다. 서버와 스토리지의 연결이 끊길 경우 스토리지 쪽에 저장되지 않아도 서버는 계속 데이터를 전송한다. 때문에 iSCSI 스토리지만 사용하게 되면 설치 영역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네트워크업체 관계자는 “이더넷은 태생부터 안정성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다”라며 “TCP/IP는 최고 성능을 보장하기보다,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표현했다.
망을 활용하는 효율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IP프로토콜은 1회 전송용량이 기본 400KB다. 반면 FC 프로토콜은 2200KB다. 같은 용량의 파일이나 블록이라도 FC 프토토콜이 더 적은 크기로 잘라 전송한다. 이더넷은 전송용량을 늘리는 작업을 별도로 해줘야 한다. 네트워크 계층마다 전송용량을 모두 통일하지 않으면 최소 용량으로 전송된다.
고가용성을 위한 이중화 설계에서도 차이가 있다. IP망은 액티브/스탠바이 구조다. 하나가 죽었을 때 예비 자원이 작동한다. 예비 네트워크가 작동하는 사이 데이터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FC는 기본 액티브/액티브 구조다. 하나가 죽어도 다운타임이 없다.
이에 네트워크업계는 iSCSI 스토리지를 VDI에 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다. 비용부담만 아니라면 안전한 FC를 사용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주장도 있다.
반대 의견도 있다. iSCSI 스토리지는 델의 이퀄로직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안진수 델코리아 마케팅이사는 “iSCSI가 VDI에서 데이터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TCP/IP를 너무 부각시킨 주장이다”라며 “SAN으로 구성하는 VDI는 비용과 성능 때문에 규모를 확장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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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VDI용 스토리지 프로토콜에 대한 의견은 모두 극단적으로 하나만 선택하는 접근방법이 문제라는 쪽으로 모인다. 사용자의 운영 및 이용 상황에 따라 적절한 방식을 혼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스토리지 업체 관계자는 “스토리지에서 프로토콜을 무엇으로 하느냐는 이제 무의미해졌다”라며 “스토리지 대부분이 SAN, NAS, iSCSI, FCoE 등 프로토콜 전체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아키텍처 설계단계에서 적절히 혼용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