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페이스북까지…K팝, 왜?

일반입력 :2012/05/27 19:11    수정: 2012/05/28 14:41

정현정 기자

지난 21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구글플렉스’ 인근 쇼어라인 앰피시어터 야외공연장에서는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비스트, 원더걸스, 카라 등 정상급 한류스타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케이팝(K-POP) 콘서트가 열렸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 창립 7주년을 맞아 유튜브와 MBC가 공동 기획한 ‘코리아 뮤직 웨이브 인 구글’ 행사다.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몰려든 2만여명의 팬들은 인근 구글 본사까지 1㎞ 정도 긴 줄을 섰다. 이번 공연의 티켓은 오픈 한시간 만에 2만2천석이 모두 매진되기도 했다.

콘서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되며 전 세계에서 수백만명의 한류팬들이 이 공연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생중계 채널에 달린 댓글만 20만개에 가깝다. 앨릭스 카를로스 유튜브 엔터테인먼트 총괄임원은 “케이팝은 이제 하나의 ‘현상(phenomenon)’이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 세계 한류 팬들이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을 접한다는 사실이 이제 낯설지도 않다. 유튜브 최고 인기 채널이 SM이 운영하는 채널일 정도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류 콘텐츠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이번주 들어서만 페이스북과 구글이 등 앞다퉈 케이팝 관련 서비스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은 지난 21일 한류 스타들의 새로운 소식을 모아서 보여주는 ‘케이팝 온 페이스북(K-POP on Facebook)’을 새롭게 개설했다. 페이스북 대한민국은 이 페이지를 통해 소녀시대와 빅뱅 등 페이스북을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케이팝 스타들의 뉴스와 콘텐츠를 국문과 영문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안수욱 SM엔터테인먼트 뉴미디어사업부문장은 “이미 우리 아티스트들은 페이스북서 전세계의 팬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이 글로벌 케이팝 커뮤니티의 중요한 역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도 국내 대형 기획사들과 손잡고 구글플러스에서 K팝스타 관련 페이지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하는 ‘케이팝(K-POP) 허브’를 공개했다. 기존 케이팝 관련 콘텐츠가 여러 사이트에 산재돼 한 번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만큼 허브 역할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의 원활한 소통채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케이팝 관련 콘텐츠를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세 가지 언어로 통합 제공하고 유튜브 등 서비스를 통해 효과적인 홍보 마케팅을 돕는다는 구상이다. 현재 케이팝 허브에는 현재 비스트, 씨스타, 애프터스쿨, 인피니트가 활동 중이며 추후 다양한 케이팝 스타들이 추가될 예정이다.케이팝 허브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조상돈 구글코리아 마케팅팀장은 “케이팝 허브는 통합적 채널 부재, 쌍방향 소통 미흡, 제한된 홍보 채널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서비스”라면서 “유튜브를 통해 한류가 전 세계로 확산된 것처럼 앞으로 구글플러스를 한류 열풍에 중심으로 진화시켜 케이팝 열풍에 지속적인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많은 한류스타들도 유튜브를 통해 신곡을 홍보하고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 팬들과 교류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한다. 이 같은 서비스가 전 세계적인 한류 전파에 큰 몫을 하기도 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새롭게 개설된 케이팝 관련 서비스들도 한류 확산을 촉진시키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토종 서비스도 있다. 원조 한류 커뮤니티 ‘숨피미디어’다. 숨피는 지난 1998년 설립된 한류 포털 서비스로 케이팝과 국내 아티스트, 한국 드라마, TV쇼, 영화, 스타일 등 한류 관련 전 분야를 커버한다. 지난해 2월 동영상 검색 전문 기업 엔써즈에 인수됐다.

현재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월 평균 2천700만 이상의 페이지뷰와 260만명의 월 평균 방문자수(UV)를 확보하고 있다. 게시판에 해당하는 포럼만 62개가 형성돼 있으며 매일 1만4천여개의 댓글이 달린다. 158개의 팬클럽에는 44만명 이상의 팬들이 가입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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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어버전, 프랑스어 버전, 스페인어 버전으로 운영된다. 지난달에는 한류 콘텐츠에 이어 한류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방문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드라마, 영화, 한류스타 소장 상품, 국내 유명 촬영지 및 여행지 관광상품, 인기 프로그램 방청 등 아이템을 판매하는 ‘숨피샵’을 오픈하기도 했다.

숨피 관계자는 “조만간 선보이는 숨피 3.0에서는 엔써즈가 제공하는 이미디오를 적용해 게시글에 올라온 스크린샷을 동영상을 보여주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수 있는 창을 열어줄 것”이라며 “국내 유명 기획사들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연내 일본어 버전과 중국어 버전 사이트도 오픈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