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HP 웹OS 핵심인력 포섭 속셈은?

일반입력 :2012/05/26 22:17

HP에 몸담았던 '웹OS' 주요 개발자들 여럿이 구글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웹OS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프레임워크 '에뇨(ENYO)' 팀 얘기다. HP가 올초 에뇨 기술을 웹OS 플랫폼 혁신의 촉매로 제시했던 점을 떠올려볼 때 이 소식은 웹OS의 수명이 다해감을 뜻한다는 풀이다.

미국 지디넷은 25일(현지시각) 온라인 IT미디어 더버지를 인용해 구글이 HP의 웹OS 에뇨 팀 멤버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올 상반기 HP가 에뇨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온 이래로 서서히 그 개발팀을 포섭하려 해온 것으로 묘사됐다.

에뇨는 HP 모바일 운영체제인 '웹OS'에서 HTML5 표준에 기반한 앱 프레임워크를 가리킨다. 개발자가 이를 쓰면 스마트폰 화면에 맞춰 개발한 앱을 태블릿이나 PC처럼 해상도가 다른 화면에서도 잘 보이게 만들 수 있다. HP가 웹OS기반 단말기로 모바일기기 시장 공략을 선언할 당시 핵심적인 주력 구성요소로 제시됐다. 지난해 2월 웹OS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3.0 버전과 함께 첫선을 보였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매튜 맥널티 HP 웹OS 개발자도구 수석담당자를 포함한 에뇨 개발팀은 몇주 안에 HP를 퇴사할 예정이다. HP가 앞서 올초 에뇨 2.0 버전을 포함한 앱개발 기술을 모바일과 데스크톱과 브라우저로 퍼뜨리겠다는 일정을 제시했지만 후속 버전에 대한 기술지원을 장기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HP는 레오 아포테커 전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떤 지난해 여름, 태블릿 '터치패드'를 포함한 웹OS 단말기 사업 철수와 지원 중단을 발표했다. 타 제조사에 웹OS를 라이선스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아예 매각설과 몇몇 제조사의 인수 루머도 나돌았다. 이는 HP가 독자 모바일OS 전략에서 발을 빼는 움직임으로 비쳤고 그 개발자 커뮤니티 생태계에도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IT블로그 올싱스디에 따르면 구글은 HP로부터 에뇨 개발팀 사업부를 직접 인수하는 대신 그 구성원들 십수명가운데 절반에게 개인적으로 접촉해 포섭해온 것으로 보인다. HP에서 하나둘씩 빠져나온 개발진들은 최종적으로 구글에서 다시 모여 다음달께 신설 조직으로 재구성될 예정이다.

HP는 최근 전체 인력 8% 규모에 달하는 2만7천여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회사가 2014 회계연도 이후 시점에 30억~35억달러를 확보할 수 있는 조치로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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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HP 웹OS나 에뇨 관련 사업부를 인수하는 대신 순전히 기술인력만을 맞아들였다는 사실은 흥미롭다고 지디넷은 평했다. 그 배경은 이미 회사가 모바일OS 안드로이드와 PC용 크롬OS를 만들고 있는 까닭이라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 확보된 인력들은 크롬OS와 연관성이 큰 크롬 브라우저 관련 업무를 맡을 전망이다. 이들은 향후 구글이 내놓을 크롬 브라우저와 크롬OS에 이미 오픈소스로 풀린 에뇨 프레임워크 기반 웹앱을 돌리는 기술을 선보이는 작업을 할 수도 있다. 에뇨는 꼭 이 영역이 아니더라도 웹기술을 활용하는 여러 구글 소프트웨어의 앞단에 통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