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마이크로서버 시장에 끌려나왔다. 작은 시장이라며 마이크로서버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던 인텔. 급격한 시장 흐름에는 천하의 인텔도 고집을 피우지 못했다.
인텔은 15일 제온 프로세서 제품군 3종을 새로 출시했다. 특히 22나노미터(nm) 공정을 적용한 아이비브릿지 기반의 첫번째 서버 프로세서 제온 E3-1200 v2 제품군이 선을 보였다.
제온 E3-1200 v2는 엔트리급 서버나 워크스테이션 프로세서다. 인텔은 E3-1200 v2가 이전 세대보다 최대 32% 더 향상된 에너지 효율성 성능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높은 에너지 효율성과 함께 더 높은 I/O 대역폭을 위한 PCI 익스프레스 3.0도 지원한다.
■22나노미터 공정으로 전력 효율 감소
인텔은 이 제품을 스케일 아웃 데이터센터 워크로드 사용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마이크로 서버용 제품이라고 밝혔다. 단순한 웹 워크로드 용도로 사용될 때 이전 세대보다 39% 더 뛰어난 와트당 성능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인텔은 로엔드 전용 호스팅 및 기본적인 콘텐츠 제공 등의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3-1220L은 마이크로 서버 부문에 맞게 설계된 SSI 마이크로 모듈 서버 스페서피케이션 기반의 시스템으로 이전세대보다 최대 1.6배 더 뛰어난 와트 당 성능을 제공한다.
인텔은 작년 3월 저전력 마이크로 아키텍처 포트폴리오와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인텔은 올해 45와트부터 10와트 미만의 전력소모를 보이는 프로세서 4종을 발표하게 된다. 이미 펜티엄350으로 불리는 샌디브릿지 기반의 서버 CPU가 출시됐으며, 향후 아톰 CPU도 서버용으로 강화돼 출시될 예정이다.
작년 나온 쿼드코어 제온 E3 V1은 45와트 제품이었다. 듀얼코어 E3 V1은 20와트. 현존 아톰프로세서는 15와트다.
새 CPU는 제온 E3-1200 v1와 동일하게 4코어, 2코어 제품으로 출시됐다. 각 코어는 32KB의 L1 인스트럭션 캐시, 32KB의 L1 데이터 캐시, 256KB의 L2 캐시 등을 내장했다. 각 프로세서는 8MB의 L3 캐시 메모리를 내장했다. 4코어 제품은 여전히 45와트 모델이며, 2코어 모델은 20와트에서 17와트로 낮아졌다.
CPU는 싱글 노드 당 32GB의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다. 어드밴스드 벡터 익스텐션, 통합 I/O, PCI 익스프레스 3.0, 터보 부스트 기술 2.0 및 인텔 TXT, AES-NI 등 제온 프로세서 E5 제품군의 모든 기능을 지원한다.
인텔에 앞서 AMD는 3월 웹 호스팅 및 클라우드 서비스업체를 위한 옵테론 3200 시리즈 프로세서를 출시했다.
옵테론 3200 시리즈 프로세서는 4코어 혹은 8코어 CPU로 불도저 코어를 기반으로 한다. 소켓 AM3+을 이용해 인프라 관련 비용을 절감시키면서, 서버급 신뢰성과 엔터프라이즈급 실리콘 검증/테스트, 보안 기능 및 서버 OS 인증을 제공한다.
AMD는 옵테론 3200 시리즈가 인텔 대비 최대 38% 높은 가격대비 성능과 최대 19% 낮은 코어 당 전력 소모, 낮은 가격대에 제공되는 ECC 메모리 및 서버 신뢰성, 하드웨어 비용 회수 기간 단축, 랙당 2배의 코어 집적도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제온 E3-1220 v1과 비교한 수치다.
AMD나 인텔과 달리 ARM 아키텍처도 마이크로서버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작년 ARM 홀딩스는 새로운 ARMv8 칩 아키텍처를 공개했다. ARMv8 아키텍처는 64비트를 지원함으로써 PC나 서버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된다.
CPU업체의 움직임에 따라 서버업체의 행보도 빨라졌다. 델은 인텔의 새 CPU에 앞서 아이비브릿지 기반 서버를 이미 출시했다. HP는 작년 발표한 문샷 프로젝트를 통해 ARM 서버를 올해 중 출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서버 내놓으면서도 무언가 불편한 인텔
업계는 저전력 마이크로서버 시장이 최근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시장으로 평가하면서, 기존 고가 서버제품을 구매했던 웹 서비스 업체들이 마이크로서버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인텔은 이전까지 마이크로서버로 아톰을 판매했다. 인텔은 작년초까지만 해도 마이크로서버로 지칭되는 저전력 소형 서버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작년 인텔의 한 임원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CPU 코어의 전력소모를 낮추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라며 “마이크로서버 시장은 전체의 10%에 불과한 작은 시장이다”라고 평가했다.
인텔이 마이크로서버에 불편한 심경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이크로서버용 CPU의 가격은 PC 가격까지 떨어질 수 있을 정도로 낮게 책정된다. 인텔이 제온 E3를 워크스테이션 겸용으로 출시하는 것은 가격 저지선을 워크스테이션으로 삼으려는 노림수다. 하지만 AMD는 데스크톱 CPU 수준의 가격으로 마이크로서버 CPU를 판매한다.
인텔은 점차 PC용 CPU 매출이 줄어들고 있어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야 하는 처지다. 모바일 영역에서는 이제 막 ARM을 추격하겠다며 나선 상태. 때문에 데이터센터 영역에서 PC 매출 하락을 메워야 한다. 그러나 마이크로서버 시장이 커질수록 인텔의 전략은 흔들린다. 저가로 형성되는 마이크로서버는 PC 매출 하락을 상쇄할 만큼의 서버 매출을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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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글, 페이스북 등의 대형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이 저전력 서버 수만대를 클러스터링해 사용하는 인프라를 만들어내면서 마이크로서버는 갑자기 폭발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 책상 옆에 PC처럼 놓이는 것으로 치부됐던 마이크로서버가 이른바 웹스케일서버로 재평가받은 시점이 작년이었다.
웹스케일서버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서버 영역은 기존보다 더 분화됐다. 각 영역에서 인텔, AMD, ARM연합군 등이 치열한 아귀다툼을 벌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