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과 구글이 자바 기술을 놓고 벌이는 소송전에서 '대승'은 물건너간듯 보인다. 소송에 따른 구글측 배상규모는 최대 15만달러(약 1억7천만원) 수준까지 줄었다. 당초 오라클이 안드로이드에 자바 지적재산권을 침해당했다며 구글을 고소할 때 주장한 최대 배상액 61억달러(약 6조9천778억원)에서 약 4천분의1 수준으로 축소된 셈이다.
미국 씨넷은 10일(현지시각) 윌리엄 앨섭 담당판사가 '대체로' 원고측에 경고 차원에서 오라클의 합법적인 피해 규모를 9줄짜리 소스코드에 대한 것으로 매듭지으려 한다고 보도하며, 회사측 상황이 나날이 불리해지는 듯 보인다고 평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초 오라클이 구글에 소송을 제기할 때 주장한 피해 배상 규모는 최소 14억달러에서 최대 61억달러였다. 그 숫자는 본 재판에 들어가기 전 사전심리 과정에서 10억달러 또는 수억달러 단위까지 떨어졌다. 씨넷은 이제 오라클이 재판에서 피해를 입증하더라도 받아낼 수 있는 배상금이 최대 15만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앨섭 담당판사는 앞서 1단계 심리에서 자바API에 대한 저작권 침해여부를 가리려 했다. 배심원들은 판사 질의에 따라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들 때 자바API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맞다고 평결했는데 구글측 방어논리인 '공정이용' 범주에 해당되는지 답하지 못했다.
양사 소송은 이제 자바 기술 특허 침해여부를 다루는 2단계 과정으로 접어들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구현하면서 자바 소스코드중 'rangeCheck' 메소드를 다룬 9줄에 대한 피해가 오라클이 주장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한정지었다. 1단계 과정에서 구글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한 유일한 항목이다.
씨넷은 앨섭 담당판사가 오라클을 향해 (자바 소스코드) 수백만줄 가운데 9줄만이 실질적인 것이고 그 안에 함께 엮어넣을 피해는 없다고 외쳤다고 묘사했다. 이에 따라 배심원들이 추산한 법정 피해규모는 최대 15만달러로 나온 것이다.
앨섭 담당판사는 아무래도 오라클이 일종의 돈벌이를 합리화할 방법을 찾아내려는 의도를 읽었음을 시사했다. 이는 재판 마지막 순서인 3단계 피해규모 확정 절차가 장기화되는 것을 피하고 당사자간 협상을 하게끔 유도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앞서 구글이 1단계 저작권 판결 내용을 미결정심리(mistrial)가 되도록 요청했기 때문에 확정사안이라 볼 순 없다. 그리고 구글은 오라클에 패소해 15만달러를 물더라도 거대 인터넷 업체로서 큰 승리일뿐아니라 당초 오라클이 원했던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가 된다.
재판 전, 구글은 지난달 오라클측에 최후통첩으로 2개 특허침해에 대한 배상으로 280만달러를 줄테니 합의하자는 뜻을 전했다. 그중 1개 특허에 대한 추가 배상으로 연말까지 안드로이드 매출 0.5%를, 나머지 특허에 대한 추가 배상으로 오는 2018년 4월까지 안드로이드 매출 0.015%를 주겠다고도 했다. 당시 오라클은 이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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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단계 판결 순서 이후 2단계 시작에 앞서, 오라클은 구글이 주장한 공정이용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오라클측 수석 변호사 마이클 제이콥스는 대중성을 갖췄거나 사용하기 위해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 저작권 침해를 정당화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구글이 사용한 자바API 37가지 패키지를 노래나 시같은 창작물에 빗대며 API저작권 개념을 입증하려했다.
이에 대해 구글측 변호사 로버트 반 네스트는 (저작권을 뒷받침하는) 상업성은 한가지 요소일 뿐 우리는 지금 순수하게 기능적으로 돌아가는 컴퓨터소프트웨어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앨섭 담당판사도 구글이 공정이용을 정당화한 4개 요인중 최소 3개가 인정된다며 이 시점에 오라클의 전적인 승소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