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인력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임원진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사표행렬에 체질개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N 주요 임원진들이 최근 잇달아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포털 서비스를 총괄하던 최성호 서비스1본부장이 사표를 낸 데 이어, 위의석 한게임 S사업본부장도 사의를 밝혔다. 최 본부장은 블로그와 카페 등 포털 서비스를 총괄해왔으며 위 본부장은 지난 2월부터 신설한 NHN 한게임 내 S게임본부를 맡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정욱 전 한게임대표대행이 회사를 떠났고 상생활동을 위한 에코시스템 태스크포스팀(TF)을 담당하던 홍은택 부사장도 지난 3월 퇴사했다. 이 밖에도 네이버 창업 멤버인 자회사 대표와 일부 임원급도 사의를 비쳤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NHN이 조직 기강 다잡기에 나서면서 실무급 직원들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는 전언이다. NHN은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주도로 복지를 줄이고 조직을 통폐합하는 등 강도 높은 쇄신에 나섰다. 모바일로 급변한 환경에서도 네이버가 1등을 지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발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 쇼파를 치우고 회의실로 만드는 등 각종 복지를 줄여나가고 신규 인력 채용을 거의 안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힘들어서 계속 빠져나가는 중”이라며 “회사는 구조조정 분위기여서 퇴사자를 신경쓰지 않는 눈치지만 기존 인력들은 사람이 없어서 죽겠다고 아우성”이라고 전했다.잇따르는 임원진들의 퇴사에 대해 NHN과 한게임 측은 개인적인 사정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임직원들의 퇴사 행렬로 당분간 NHN 내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를 전망이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비대해진 조직의 체질개선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구조 역시 기존 주수입원었던 인터넷 검색광고와 포털서비스에서 모바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중심이 이동할 전망이다. 최성호 본부장은 지난 2006년 NHN에 합류한 이후 서비스기획관리본부장, 포털본부장, 검색본부장, 콘텐츠서비스본부장 등을 거쳐 NHN 네이버 이람 서비스2본부장과 함께 포털 실무를 총괄해왔다.
NHN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사업도 중대기로에 놓였다. 수장을 맡고 있는 위의석 본부장의 사의 표명으로 방향 재정립이라는 숙제를 떠안았기 때문이다. NHN은 올 초 회사 내 파편적으로 존재하던 모바일 조직을 통합해 S게임본부로 통합 개편하고 위 본부장을 선임한 바 있다.
위 본부장은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NBP)에서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조직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최근에는 기존 게임본부를 온라인게임본부(P게임본부)와 스마트폰게임본부(S게임본부)로 나누고 스마트폰 게임 사업 의지를 확고히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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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서는 위 본부장의 사의표명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기도 한다. 일각에선 NHN이 지난해 독립 출범시킨 오렌지크루가 최근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점 등을 미뤄 심적 부담을 느낀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위 본부장의 공격적인 추진력을 감안할 때 성과압박보다는 조직 내 자기 세력이 없었던 점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NHN 관계자는 “교단에 서거나 여행을 떠나는 등 개인적인 목표를 위해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추후 사업 방향에는 변동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