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회장이 가장 두려워 하는 기업은 바로...

일반입력 :2012/05/03 09:48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는 앞으로 TSMC의 진정한 경쟁자가 될 것이다.”

세계파운드리 시장 부동의 1위 TSMC가 삼성 경계령을 내렸다. 최근 모리스 창 TSMC 회장이 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지난 해 파운드리 업계 시장점유율 절반가까이(48.8%)를 기록한 TSMC가 점유율 1.6%를 기록한 파운드리 분야 9위 업체 삼성에 내린 경계령은 의외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창 회장이 “삼성 시스템반도체 사업에서 파운드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 안된다”고 했지만 실제로 삼성전자를 경계하며 투자를 확대한다는 내용은 이미 타이완 디지타임스를 통해 흘러나온 그대로다. 최근 디지타임스는 TSMC가 올해 삼성을 능가하는 80억~85억달러의 설비투자를 할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언뜻 비교가 무색할 정도로 큰 격차를 보인 삼성전자에 대한 경계령의 배경을 명확하다. 지난해 올해 2년 연속 연평균 40%의 급성장세를 보이는 삼성전자 시스템온칩(SoC)사업의 급성장세에서 오는 위협으로 설명된다.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매출 확대는 기술력이 그만큼 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TSMC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8나노 공정의 경우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양산할 계획으로 TSMC와의 미세공정 격차도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TSMC가 28나노 수율문제를 겪으면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상을 예측하기도 한다. 엔비디아의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사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창회장은 삼성전자의 SoC와 파운드리 사업을 합친 규모의 성장이 결국 TSMC를 위협할 것으로 본 셈이다.

■삼성, 지난해 TSMC의 70%...내년엔 96%까지 TSMC가 경계하는 것은 파운드리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성장성이다. 모바일 완제품에 반도체, 파운드리를 함께 병행하는 삼성전자의 성장성,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얼마 되지 않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스마트폰 바람 속에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이 지난해와 올해 연 40%에 이르는 높은 수준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에는 높은 수준의 성장 행진이 이어져 시스템반도체 사업만 놓고 보면 TSMC 파운드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에서 더욱 주목되는 것은 미세공정 비중이다. 저전력, 고성능의 미세공정 중요성이 시스템반도체에서 부각되면서 45나노 공정 이하의 파운드리는 부족 현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가 무서운 것은 미세공정에서의 기술력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지속해 연내 28, 32나노 공정에서는 TSMC 생산능력을 앞설 것으로 전망됐다.

시티그룹의 최근 보고서만 봐도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의 성장성을 알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시스템반도체 매출은 103억8천만달러였다. TSMC는 146억7천700만달러로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는 TSMC의 70%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는 매출이 크게 성장하면서 70%까지 매출이 따라왔다. 2010년 실적에서는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TSMC 매출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이 시기는 삼성전자가 61억1천600만달러, TSMC 133억600만달러다. 내년이면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TSMC 수준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보고서는 내년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매출이 180억달러, TSMC가 186억달러로 양사의 매출 격차는 5% 이내로 근접할 것으로 예상됐다.

■TSMC 반격, 투자규모 확대

삼성전자의 순수 파운드리 사업 규모가 TSMC와 비교해 절대 규모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시스템반도체 부문이 TSMC와 대등한 수준이 된다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

TSMC는 지난 2008년 D램 파운드리를 중단한 이후 대부분의 매출이 시스템반도체에서 나온다. 퀄컴 등 세계 최대 팹리스 기업의 위탁생산을 맡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절대 강자다.

종합반도체(IDM), 파운드리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점도 삼성전자의 성장성을 예상하게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파운드리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는 등 종합반도체, 파운드리 구분이 모호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종합반도체 업체도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의미 있는 업체 중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IBM, 삼성전자 뿐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규모 확대가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물량 확보가 어려운 미세공정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아직은 32나노 공정 이하는 삼성전자, 애플만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련업계에 따르면 퀄컴, 엔비디아 등 미세 공정이 필요한 모바일 AP 생산업체 등이 TSMC 삼성전자 파운드리 이용을 고려하고 있다.

규모의 확대만큼 경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보고서는 올해 28, 32나노 이하 공정의 경우 삼성전자 물량이 5만장, TSMC가 3만9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는 삼성전자는 9만8천장, TSMC는 6만1천장으로 격차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60나노 이상 공정은 TSMC가 80만장, 삼성전자가 20만장 규모로 격차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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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가 최근 8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할 것으로 밝혀 종전 대비 2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늘어 미세공정 생산능력에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조정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에만 8조원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스틴, 기흥 라인은 시스템반도체 투자가 꾸준히 일어날 것”이라며 “노후공정 중심의 팹에 대한 라인 전환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