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Software Defined Networking)를 이용하는 대대적인 네트워크 재정비에 나섰다. 오픈소스 기술인 ‘오픈플로’로 네트워크 장비를 직접 제작하고, 전세계의 구글 인프라 트래픽 관리를 자동화하는 작업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은 우르스 휄즐 구글 수석부사장이 오픈네트워킹서밋에 참석해 밝힌 구글의 네트워크 혁신작업을 소개했다.
우르스 휄즐 수석부사장은 구글의 네트워크 혁신 계획에 오픈플로를 채택해 전환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현재 구글은 서버를 만들었듯 자체 네트워크 장비를 개발중이다. 라우터, 스위치로 시스코, 주니퍼 등의 장비 대신 구글 라우터, 구글 스위치를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구글 라우터는 전세계 데이터센터를 연결하는 내부 백본망 G스케일 네트워크의 근간을 이룬다. 구글 스위치는 데이터센터 내부의 이더넷망을 관리하며, 데이터센터-데이터센터 간 ‘대규모 L2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오픈플로는 구글 네트워크 재정비의 핵심이다. 오픈플로는 패킷 스위칭과 관리기능을 하나의 장비에서 분리하고 관리 소프트웨어를 구글 서버에 설치하는 것으로 구현된다. 소프트웨어는 트래픽과 오프로드를 각 지역에 적절히 전송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구글은 또한 백업과 기타 핵심업무를 예측하는데 이를 사용한다.
SDN의 일종인 오픈플로는 시스코, HP, 주니퍼, 브로케이드 등 장비업체에 상관없이 사용자가 네트워크 통제권을 갖는 표준 프로토콜이다. 스탠포드대학과 UC버클리대학에서 개발을 시작해, 현재 IBM, HP, 주니퍼네트웍스, 브로케이드 등이 후원하며, 지난해 3월 오픈네트워킹파운데이션(ONF)이 설립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는 제조업체마다 플랫폼이 다르다. 중앙처리장치는 각 업체마다 다른 ASIC을 사용하며, 운영체제(OS)도 각각이다. 사용자는 라우터, 스위치 등의 공급업체를 다르게 구매할 경우 제어기능이 다른 탓에 통일된 정책을 적용하기 어렵다. 각 업체마다 제공하는 기능과 성능에 차이를 보인다는 원인도 있다.
갈수록 데이터센터가 대형화하고 늘어나면서, 네트워크 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는 구글의 골칫거리다. 오픈플로는 비용과 자원을 절약하면서, 네트워크 자원을 입맛에 맞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받는다.
오픈플로는 소프트웨어로 이뤄진 멀티테넌트 네트워크를 만든다. 네트워크 장비에 담겨있던 컨트롤 플레인(OS)과 데이터 플레인 중 제어 부분을 x86서버에 SW로 설치하고, 단순 트래픽 전송기능과 통신포트만 다수 보유한 박스를 연결하는 것으로 구현된다.
오픈플로 사용자는 데이터센터 구축 시 물리적 네트워크 인프라를 조정할 필요가 없으며, 가상화 환경에서 패킷 라우팅 경로 지정, 로드밸런싱, 접근 권한 설정 등을 할 수 있다.
구글의 네트워크는 두 종류다. G메일, 구글플러스 등에 대한 일반사용자의 네트워크와 구글의 데이터센터들을 연결하는 내부 백본망이다.
외부 사용자의 네트워크 트래픽은 일정 패턴을 갖는다. 시간에 따라 사용자 트래픽이 몰렸다가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된다. 이는 예측가능한 트래픽이다.
반면, 내부 백본방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는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센터로 수페타바이트 규모의 데이터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어난다. 특정 데이터 트래픽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이 불시에 일어나고 이를 예측해 관리하는 게 기존 인프라로선 매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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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는 트래픽을 적절히 분산하거나 경로를 설정해주는 등의 트래픽 엔지니어링이 필요한데,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센터로 보내는 트래픽 중 각자 다른 비즈니스 우선순위를 세우고, 더 중요한 트래픽을 먼저 내보내는 것을 계량화하는 작업이 현재로선 불가능에 가깝다.
그는 “오픈플로를 채택한다는 생각이 구글 전체 역사상 네트워크에 가장 큰 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트워크 장비 하드웨어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라며 “만들기 어려운 것은 소프트웨어”라고 덧붙였다.